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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nchim & Yeolki/Breathing Story

임경택 교수의 CEO Spirit, 2. 엔돌핀과 창의력

by Jeonghwan (Jerry) Choi 2008.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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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택 교수의 CEO Spirit, 2. 엔돌핀과 창의력

엔돌핀과 창의력

[뇌내혁명]이란 책이 일본에서 500만부 이상이 팔리고 한국에서는 스테디셀러가 되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일본인 의사 하루야마 시게오 박사가 쓴 것으로 ‘뇌 분비 호르몬이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의 요점을 정리해보면 몸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되면 몸 안에 그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렇게 도움이 되는 호르몬도 과다하게 분비되면 그것이 또 몸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몸의 기능에 좋은 호르몬이라도 스스로 과다 분비를 제어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유일하게 과다 분비가 되어도 이를 제어하지 않는 호르몬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것은 β엔돌핀이다.

이것은 어디에서 생성되는가? 이마 뒷부분에 있는 전두엽에서 생성된다. 그러나 왜 어떤 상태에서 β엔돌핀이 전두엽에서 생성되는지는 의문이다. 하루야마 시게오 박사는 β엔돌핀이 몸에서 긍정적이고 좋은 역할을 하며 명상이 분비를 촉진하는 것 같다는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전두엽에서 그것이 생성되는 원리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과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수련의 경험에 비추어 뇌에서 β엔돌핀이 생성되는 원리가 무엇인지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뇌의 상태를 기운의 입장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생각하는 상태는 뇌에 다양한 모습으로 비쳐지게 되는데, 사고가 긍정적일 때는 뇌 속이 희고 맑아진다. 반대로 부정적인 사고가 지배적일 때는 머릿속이 검게 비친다. 또 과도한 생각과 잡념은 뇌 에너지가 부족하거나 심하면 고갈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운이 고갈되면 물기가 부족한 모래밭같이 파삭파삭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생각이 헝클어지면 망사나 실타래가 꼬인 것 같은 형상으로 비친다. 또 잡된 생각으로 차 있으면 때가 낀 듯하고 심하면 녹이 슨 것처럼 나타난다. 신경이 곤두서면 뇌신경이 서릿발처럼 경직되어 보인다.

뇌 에너지가 부족하면 우리는 어떻게 느끼는가? 신경을 쓰고 생각을 많이 해 뇌 에너지가 소모되면 더 이상 신경을 쓰기가 싫고 아예 생각조차 하기가 귀찮아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써야 하고 생각을 짜내면 머리에 열이 생긴다. 이것은 쉬라는 명령이다.

그런데도 이 명령을 거역하고 계속 무리하면 구토증을 느끼게 된다. 구토증은 인간의 한계이다. 이때는 조금만 생각을 해도 머릿속에 통증이 온다. 이 상태가 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래도 그 한계를 넘어 생각에 몰두해
벗어나지 못하면 급기야 정신 분열 현상이 나타난다. 

성인(聖人)들은 특히 혼자 있을 때 생각은 꼭 필요할 때만 하고, 머릿속에 잡념이 없으면서 의식은 생생하게 깨어 있도록 훈련했다. 그래서 뇌 에너지를 적정량 이상으로 확보해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중(中)’의 원리이다.

어떻게 하면 엔돌핀을 내면에서 적극적으로 양생시킬 수 있는가를 기의 원리로 설명해보자. 단전호흡은 단전에 열기를 머금은 진기를 모아 독맥(척추쪽)을 따라 뇌에 에너지가 충만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뇌 에너지는 이와 같이 단전에서 생성된 기운이 척추를 타고 올라가 뇌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때 에너지가 뇌 속에 소모량보다 많으면 메마른 땅에 물이 스며들듯이 머릿속에 차 들어가 부드럽고 맑아져서 때나 녹슨 것이 저절로 벗겨진다. 이렇게 뇌 구석구석까지 충분히 적셔주고 남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 바로 전두엽이다. 여기에 기운이 모이면 정도에 비례해 β엔돌핀이 나온다. 이때 즐거움과 기쁨이 솟구치게 되고 입 안에는 단침이 돌아 마르지 않는다. 활기(活氣)나 활력(活力)의 ‘活’이란 혀[舌]에 침[水]이 고이는 것을 뜻한다.

과거 원효대사나 수도인들이 수련 중에나 후에 미친 사람처럼 덩실덩실 온몸으로 춤을 춘 까닭은 천지간에 넘치는 즐거움과 기쁨을 표현했던 것이다. 그때마다 세속인들은 그 사람 도(道)를 닦는다더니 아주 미쳐버린 게 아닌가 여겼다. 이와 같이 전두엽에 기운이 쌓여 엔돌핀이 나올수록 그것은 예지력이나 창의력이 나오는 원천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글 | 임경택(목포대 정치외교학 교수 겸 국선도 CEO수련원 원장), lim-gt@hanmail.net)


월간 CEO, 2006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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