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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1.Leadership Anecdote

위대한 리더가 되려면, 먼저 참된 수도자가 되어야 한다 .

by Jeonghwan (Jerry) Choi 2008.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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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생명과학자가 2006년 9월 22일 독일 마인츠시(市)에서 열린 'IT/BT 아이디어 포럼'에 참석에서 인터뷰 과정 중에 "과학자는 책을 쓰는 작가들과 비슷하게, 성직자와 같은 마음이 필요" 하다고 강조 한 것이 있습니다. [출처: AP]

화려하지도 않고, 매일 실험실에 쳐밖혀 남들 모르게 미래의 공익을 위해 끝없이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목표를 추구해야 하는 과학자의 경우, 하늘을 향해 매일 아무도 모르게 기도를 하는 수도자와 비슷하게 경건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모자람을 하늘에 온전히 드러내야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일 듯 합니다.

아마 그 과학자 스스로도, 매일 아침 4시면 일어나서, 경건한 마음을 다잡고자 불공을 드리고, 명상을 한 후 누구보다도 일찍 실험실로 향하길 오랜 기간 해오면서 수도자적 자세를 바탕으로 "하늘을 감동시키는 연구를 하자"는 스스로의 좌우명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었겠지요. 

아마도 이런 처절한 자기 반성과 경건함과 겸손함 그리고 편해지려고만 하는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진지함이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리더라고 하면 누구 보다도 밝은 Spot light를 받으면서, 엄청난 연봉과 관심, 주목, 존경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 이라는 책에서, Jim Collins는 Level 5 수준의 최고 Business Leader 일 수록, 오히려 조용하고 겸손하여 일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마치 세속을 떠난 수도자 처럼 늘 겸손하고 진지한 리더들이 회사를 좋은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시킨다고 합니다.

이에 그런 사례 중 하나로 일본 도시바의 전 회장이었던, 도코 도시오(土光 敏夫)로 부터 그런 수도자와 같은 위대한 경영자의 모습을 일부나마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인간의 위대한 업적들은 모두 하늘을 믿고, 겸손하게 자기를 늘 반성하며, 진실되게 온 정성을 다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가 봅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리더가 되는 비밀입니다.

J.H. Choi


'겸손'과 '공부하는 자세'를 빼면 남는 게 없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 <10> 최고경영자의 근무자세

오늘은 최고경영자의 근무 자세라 할까 평소의 생활태도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사장님께서는 기업의 제일 어른에게 웬 바른생활 강의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최고경영자는 기업 조직 내에서는 만인지상이라 아무도 잘잘못을 따지지를 않습니다. 따지지 않는 게 아니라 따지지를 못하는 것이죠. 그러니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지 않으면 평가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

경영실적이야 객관적인 숫자가 말해주니까 누가 말 안 해줘도 알 수밖에 없는 것이고 최고경영자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니 만큼 스스로 살피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만 자신의 생활태도를 자신이 파악하고 평가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됐던 내 회사이고 내가 경영을 잘하고 있으면 됐지 행동을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최고경영자의 태도나 생활습관은 경영능력 못지않게 회사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기업의 분위기는 결국 최고경영자가 좌우하는 것이죠.

제가 만나본 경영자들은 대부분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고 나름대로의 독특한 리더십과 생활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장점들이 오늘의 그분들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겠지요. 그러나 사람이 정상에 오르고 나면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도 적어지고 나쁜 습관이 몸에 밸 수도 있기 때문에 가끔은 자신을 거울에 비춰본다는 생각으로 모범사례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분은 이미 고인이 됐지만 지금까지도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인 도코 도시오(土光 敏夫)입니다. 그는 엔지니어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41세에 임원에 오른 이래 90세에 이르기까지 현역으로 있었던 경영자입니다. 말하자면 전문경영인의 표상 같은 분이지요. 도시바의 회장도 지냈고 재계 총리로 불리는 경단련 회장을 역임했으며 일본정부의 부름을 받아 임시행정개혁추진심의회 회장이라는 대임을 맡은 적도 있습니다만 그는 그런 직함보다는 성실한 근무자세와 모범적인 생활태도로 존경받는 경영자입니다.

그는 겸손하고 검소하며 공사의 구분이 투철한 데에다 근면하기까지 한 보기 드문 인물이었습니다. 그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의 하루 일과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지요.

그는 매일같이 새벽 4시에 기상을 합니다. 그리고는 눈뜨자마자 잠자리에서 바로 독서에 들어갑니다. 그는 '독서는 저자와의 진지한 대화'라고 하며 끊임없이 문답을 하면서 책을 많이 읽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는 불경을 읽고 산책과 목검 휘두르기를 한 뒤, 아침식사를 하고 6시 30분이면 출근을 합니다. 그는 회사에 가장 먼저 출근하기로도 널리 알려져 있죠.

그의 회사에서 출근은 직급 순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이유는 그의 지론이 '임원은 사원의 열 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의 오랜 생활습관이 모든 주요 업무는 정신이 맑은 오전 10시 이전에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루는 오전 10시까지의 승부'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점심은 주로 회사에서 메밀국수 한 장으로 때우고, 그 후에는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서거나 공장과 영업소를 방문하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그는 '일에 있어서는 사장도 사원과 동격'이고 동격의식을 가지려면 디스커션을 많이 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틈만 나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 중에 사원들이 요청을 하면 직접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고 합니다. 공장을 방문해도 종업원들을 모아 놓고 대화집회를 열곤 했습니다. 사보에는 매호마다 사장과 사원의 좌담회가 특집으로 실렸습니다. 그가 얼마나 격의 없이 대화를 즐겼으면 공장종업원들 중에는 그를 아버지라 부르며 집으로 놀러오는 사람까지 있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는 노조와의 관계도 중시해서 사장으로 취임하면 술병을 사들고 노조 사무실부터 방문했으며 공장을 순시할 때도 항상 노조 간부를 대동하여 그의 경영철학인 '노사대등'을 실천했다고 합니다.

퇴근 후에는 별 다른 스케줄이 없는 한 집으로 직행하여 밥과 된장국, 정어리 한 마리와 채소로 구성된 소탈한 저녁식사를 하고는 또 독서를 시작합니다. 그는 사람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직원들에게도 퇴근 후에 허송세월 하지 말고 공부하기를 권장했다고 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렇게 바쁘게 살았던 그가 주변사람들에게 하루에 30분쯤은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갖기를 권유했다는 것입니다.

일에 쫓기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30분쯤은 머리를 비우고 여유를 가지라는 뜻인 거죠.

그는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면서도 냉난방이 안 되는 교외의 협소한 집에 살면서 낡은 양복 몇 벌로 평생을 지냈고 구두는 창을 갈아 신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달에 5만 엔의 생활비만 남기고는 모든 수입을 어머니가 설립한 학교에 기부를 하였습니다. 도시바의 사장이면서도 집에 컬러 텔레비전이 없는 걸 알고 종업원들이 100만 대 생산기념으로 한 대를 구입해서 선물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검소함은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공사의 구분이 투철하여 사적인 용도로는 회사의 전용차를 사용하는 법이 없었고 출근도 웬만하면 버스나 전철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는 작은 공보다는 큰 공을 갖고 노는 것이 좋다며 골프도 치지 않았고 집의 텃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채소는 연중 자급자족했다고 합니다. 지구를 큰 공에 비유하여 농사짓는 일을 큰 공을 갖고 노는 취미라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죠. 그의 생활신조는 한마디로 '생활은 낮게, 생각은 높게, 개인은 검소하게, 사회는 풍요롭게'로 요약 됩니다.

그의 생활자세는 너무나 청교도적인 일면이 있어 요즘의 시각으로는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살아가는 방식에서 요즘 경영자들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그로부터 꼭 배워야 할 것은 누구에게나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와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그 두 가지 덕목은 세상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경영자가 꼭 갖춰야 할 습성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극히 동양적인 가치관으로 생각되는 겸손이 서양에서도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간주된다는 것 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인 제이슨 제닝스(Jason Jennings)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최고의 실적을 내는 기업 CEO의 특징 중 첫 번째로 꼽힌 공통점이 항상 겸손하며 자신을 낮춘다는 것이었습니다.

독서와 공부하는 자세 또한 성공하는 경영자들의 습관임은 주지의 사실이죠. 잭 웰치(Jack Welch)나 빌 게이츠(Bill Gates), 워렌 버펫(Warren Buffet) 같은 탁월한 경영자들이 평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훌륭한 생활태도가 뛰어난 경영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진리인 것 같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오늘은 모처럼 자신을 되돌아보며 모범적인 경영자들로부터 취할 점을 생각해 보시라는 뜻에서 고리타분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습니다.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예종석/한양대 교수 (source: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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