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 사색
요즘 들어 더더욱 경제적 가치와 소소한 이득 그리고 먹고사니즘으로 표현되는 절박한 불안감으로 인해 점점 더 사람들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깊은 성찰을 하는 것을 등한히 하게 되는 것에 대한 글이랍니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들을 해본적이 있을겁니다.
"왜 살지?"
"뭘 위해서 살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내 인생의 의미는 무얼까?"
"사람은 왜 태어나서 아프도 병들고 늙어가고 또 죽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될까?"
"난 왜 이렇게 뭐든 일이 잘 안될까?"
잡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명상하고 사색을 하는 것이야 말고 자신의 영적 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색과 사유의 방법이야 수없이 많겠습니다만, 대체로 두가지 정도로 그 원리를 정리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나는 바로 집중입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런 저런 생각으로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를 잡아가지고 깊게 파 들어가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것을 동양에서는 주로 "中" 이라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윤집궐중(允集厥中)이니, 中道니 포일수중(包一守中) 이니 하는 말들이
모두 그것입니다.
둘째는 바로 휴식입니다.
휴식이라는 말을 한자로 표현하자면 休息 (숨을 쉬다)라고 할 수 있는데, 깊고 안정적인 숨쉬기를 통해 진정한 안정과 편안함을 유지해야만 깊은 생각과 사유도 가능할 겁니다.
인간이 뷔름 빙하기 이후 전세계로 퍼져나갔던 12,000년 전 부터 인간의 진화의 방향은 바로 "영적" 진화로 되어왔습니다만, 이런 핵심을 "물질적 풍요" 와 맞바꾸고 난 후 인간은 참으로 점점 더 행복과 멀어지고, 자신의 길(道)을 잃어 버리고 이리저리 헤메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제라도 우리가 해나가야할 정확한 진화의 방향인 영적 진화를 위해 이런 저런 들뜬 마음을 낮추고 외부로 돌렸던 눈을 자기 자신으로 돌리고, 차분하고 깊게 숨을 쉬어 마음을 모아서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 본래 우리 자리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혹자는, 영적 진화와 성공 또는 전략 그리고 자기계발과 별로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Steven Covey)이 8번째 습관으로 제시한 "자성의 목소리를 찾고, 남들도 그들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라" Find your (inner) Voice & Inspire others to find theirs" 라고 말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가 이것을 "효율적인 것에서 위대함으로: From Effectiveness to Greaness"의 핵심으로 8번째 습관을 제시했는데 말입니다.
남을 효율적으로 따라하는 것이나, 아니면 자신의 영혼이 담긴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작은 성공은 할 수 있겠지만, 참으로 큰 자신만의 전설을 남기기 위해선 자기 자신의 진지한 성찰로 부터 나오는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진정한 성공을 할 수 있는것이라고 스티븐 코비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데 사색과 명상 자기 성찰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듯 보입니다. 즉, 다시 말해 진정한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라도 사유와 성찰을 통한 영적 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성공하고 싶고, 생복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차분히 생각하고, 자신의 참된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자 묵상하고 명상하십시다.
그리고 이런 것을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창피하거나 겸연쩍어 하지 맙시다. 남들과 같이 어울렁 더울렁 살고자 하면서 어떻게 남들과 다른 성공과 행복을 꿈꾸겠습니까?
복잡하고, 어지럽고 정신없이 바쁠수록,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다시 차분하게 생각해 보기 좋은 때입니다.
J.H.Choi
깊이 사유(思惟)하는 삶 박철 (pakchol)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학생 제군은 내게서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요, 철학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즉 다만 흉내 내기 위해서 사상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사유(思惟)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인생을 보다 깊이 있게, 보다 알차게 만들기 위해서 사유할 줄 아는 일이 필요하다. 힘센 사람, 박학자, 재주꾼, 활동가들이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그 바탕에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더욱 필요하다.
그리스도가 한번은 인간의 삶에 대한 매우 중요한 발언을 하셨을 때 말씀하시기를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고 하셨다. 백합화 한 송이를 무심히 바라보는 자들에게는 그게 별것이 아닐지 모르나, 그것을 놓고·생각해 보는 사람에게는 그 속에서 값진 것을 찾아 낼 수 있다. 거기에 자연과학도 생물학도 예술도 문학도 시(詩)도 사상도 종교도 인생의 진미도 숨겨져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 그가 과학자도 되고 발명가도 되며, 문인도 시인도, 그리고 겸비한 신앙인도 용감한 봉사자도 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앙리 파브르는 곤충의 세계를 살펴보고 그 생각을 정리한 끝에 위대한 학문을 대성시켰을 뿐 아니라 그 배후에 작용하는 창조주의 놀라운 솜씨를 발견하고 경이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어느 스페인 사람은 자기 국민성의 약점을 말하느라고 이런 표현을 했다. "영국인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프랑스인은 생각하고 나서 뛴다. 그런데 스페인 사람은 뛰고 나서 생각한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우리는 어떤가 하고 생각해 보니 쓴 웃음이 나온다.
한 미국인이 자기네 문화와 그 장래를 걱정하면서 하는 말이 "껌을 사서 씹는 것보다 책을 사는 일에 더 많은 돈을 쓰지 않으면 미국은 결코 문명한 국가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책으로 사색하는 사람들이 아니요 껌으로 인생을 생각한다"고 했다. 지나친 낙천주의가 인생을 부피의 세계에 머물러 있게 할 뿐, 깊이 있는 문화를 창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염려한 이야기인 듯하다.
우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고, 우리 젊은이들을 보고, 우리 문화 현상을 보고 그것들이 대체로 너무 감각적이요, 피상적이요, 즉흥적이 아닌가 염려하게 된다.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안고 고민한다거나 투쟁한다거나 안타까워하는 일이 너무도 빈곤하지 않나 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젊은이들의 진학 경향이 주로 간판 따기, 출세하기, 그리고 안이한 성공이나 소시민적인 행복을 얻으려는 요령 찾기 따위에서 생겨나는 것은 아닌가? 실력을 기른다, 품성을 도야한다, 인격을 함양한다 하는 면에는 너무도 초라한 모습만이 나타나지 않는가 싶다.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아도 신앙 문제니 인생 문제니 하는 일에 대해서는 도대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문제의식이 내면화하지 못할 때 그 인생은 늘 술에 술 탄 맛, 물에 물 탄 맛일는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문제 해결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를 문제로 알고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문제 해결의 기쁨을 맛볼 수 있고 깊이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성급하게 익어버린 과실은 제대로 맛이 들지 않는 법이다. 보다 깊은 차원의 문제의식을 거쳐야 비로소 내용이 충실한 인생의 열매가 익을 수 있고 알찬 문화가 화려하게 꽃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사색을 싫어하는 것 같다. 사색은 번민이나 공상과는 다르다. 공상은 흐트러진 생각이요 정신의 소모, 낭비이지만, 사색은 삶의 깊이를 보려는 마음이다. 착잡하고 혼란한 세계를 해치고 그 밑에 흐르는 영원한 '참'에 접하려는 탐구요 창의요 수도적 노력이다. 사색이 빈곤한 사람에겐 화제가 없다. 저급한 농담이나 고집이 있을 뿐이다. 거기에 값진 인생이 만들어질 리가 없다.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자 서늘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하늘은 높아만 간다. 그렇게 무덥던 폭염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시나브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이 좋은 계절에 깊은 사색으로 자신의 삶을 더욱 그윽하게 가꾸어야 하겠다. 화단에 심은
소국(小菊)이 몽실몽실 꽃망울을 만들었다. 곧 망울 터트릴 기세이다.
2007.09.01 11:18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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