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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 김승호 박사의 책


공생은 지곡골(墨積洞)[i]에 살았다. 곧장 포스코(捕手固) 밑에 닿으면, 고속버스 터미널 위에
언덕이 서 있고, 경주를 향하여 포항공대가 있는데, 그 근처 학생들은 밋딧릿[ii]에 관심만 있었다. 그러나 공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여친이 고딩을 상대로 30만원[iii]짜리 과외를하여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여친이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기술고시를 보지 않으니, 책은 읽어 무엇합니까?"

공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기술혁신을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변리사라도 못하시나요?"
"변리사 학원은 강남에 몰려있는데 어떻게하겠소?"
"그럼 밋딧릿은 못하시나요?" (*밋딧릿:  Meet (의전원 입학시험) Deet(치전원 입학시험) Leet ( 법전원 입학시험) 을 뜻함)
"밋딧릿은 학자금이 없는걸 어떻게 하겠소?"

여친은 왈칵 성을 내며 외쳤다.
"밤낮으로 기술만 파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요?
변리사도 못한다, 밋딧릿도 못한다면, 황우석이라도 못 되나요? 메가스터디
강사라도 못해먹나요?"

공생은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박사과정만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iv]

하고 획 포항공대 밖으로 나가버렸다.
공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정통부로 가서 수위를 잡고
물었다.

"누가 관료 중에서 제일 부자요?"

진대제[v]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공생이 곧 진씨의 집을 찾아갔다. 공생은 진씨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보려고 하니, 천억원만 뀌어주시기 바랍니다.

진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천억원을 내주었다. 공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진씨
회사의 비서와 수행원들이 공생을 보니 공대생였다. 베이지 면바지는
너덜너덜하고, 난방은 때가 자욱했으며, 헝크러진 머리카락에 슬리퍼를 이끌고,
손바닥엔 마우스 굳은살이 배겼다. 공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천억원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진씨가 말하는 것이였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으레
포트폴리오를 대단히 선전하고, 신비의 발명을 자랑하면서도 무식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열역학 법칙도 설명못하기 마련이다[vi]. 그런데 저 공대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천억원을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공생은 천억원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갔다[vii]. 대전은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에트리[viii]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컴공·전자며, 수학·산공등의 졸업생을 모조리 두 배의 연봉으로 사들였다. 공생이 졸업생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기업이 기술개발을 못할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공생을 업신여기던 기업들은 열 배의 값으로 아웃소싱을 맡기게 되었다. 공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억으로 온갖 회사들의 코스트를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물리, 화학,생명과를 중심으로 제주도(濟州島)에 건너가서 포닥[ix]을 죄다
모으면서 말했다.

"몇 해 지나면 신문지상에 수출이 씨가 마를 것이다."

공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LG생명과학이 부도가 났다.
공생은 특허청에 전화를하여 말을 물었다.

"바다 밖에 혹시 공돌이가 살 만한 동네가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비행기를 잘못 타 산호세[x]에 닿았읍지요. 아마 캘리포니아
어딘가 쯤 될 겁니다. 정부가 기술인력을 보조하고, 기업은 과학기술을 중시하여,
사람들은 공돌이를 보고도 무시하지 않습니다."

공생은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특허청장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가여 그 동네에 이르렀다. 공생은 실리콘벨리의
대로를 보며 실망하여 말했다.

"땅이 천키로도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구글이 있고 HP가 있으니, 단지애플정도 될 수 있겠구나."
"이 동네에 한국인이라곤 그다지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사신단 말씀이오?"

청장의 말이었다.

"돈이 있으면 한국인은 절로 모인다네. 돈이 없을까 두렵지, 한국인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테헤란로(邊山)[xi]에 수천의 공돌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명박정부에서
정책을 시행하여 씨를 말리려 하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xii]프로그래머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공생이 벤쳐업체의 사장을
찾아가서 CEO를 달래었다.

"백 명이 일억의 프로젝트를 따와서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우린 하청업체라 성삼에게 다 뜯겨서 한푼도 안남지요."[xiii]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강남에 아파트는 있소?"

회사원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아내가 있고 강남에 아파트가 있는데 무엇때문에 괴롭게 회사를 다닌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성삼에게서 벗어나고, 결혼하고, 이민을 가서 부유롭게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중소기업회사원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오바마의 기술 중시 정책 덕분에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영어가 후달려 못 할 뿐이지요."

공생은 웃으며 말했다.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어찌 영어를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있소. 내일 교보문고에 나와 보오. 붉은 책꺼풀을 씌운 것이 모두 영어와
프로그래밍책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공생이 CEO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빌딩 수위가 그를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강남 교보문고에 가 보았더니, 과연 공생이
삼십만권의 책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공생 앞에 줄이어
절했다.

"오직 님하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프로그래머들이 다투어 책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열 권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열 권도 못 지면서 무슨 한국에서 프로그래밍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들어가려고 해도, 학부가 공대를 나왔으니, 갈
수가 없다[xiv].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열 권씩 가지고 가서,
쓰던 라이브러리, 하드웨어 프로토타입을 모두 가져 오너라."

공생의 말에 개발인력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공생은 몸소 이만 명의 1 년 봉급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개발인력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비행기에 타서 실리콘 벨리로 들어갔다. 공생이
IT인재를 몽땅 쓸어 가니 이명박은 매우 기뻐했다.

그들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표준 API를 만들고, 공통
컨벤션을 개발하여 코드리소스를 최적화 하였다. 모두들 두뇌가 총명하고, 코드의
퀄리티가 좋고 특허가 쏟아져나와 유급휴가를 주고 PS를 주어도 1인당 매출액이
9억에 달하였다. 3년뒤에 쓸 특허만 모아놓고, 나머지를 모두 일본에 가져가서
팔았다. 일본은 기술을 중시하는 국가이다. 그 국가는 한참 인재가 빠져나갔지만
급히 3천개의 특허를 얻게 되었다.

공생이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이사회 30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미국에 들어올 때엔 먼저 부(富)하게 한 연후에 따로
언어를 개발하고 워크프로세스를 새로 제정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하드웨어가
못따라가고 알고리즘이 아직 없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한국에선 밋딧릿을 보게하고, 절대로 공대생만은 되지 못하게 하여라.


다른이들의 여권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가지 않으면 오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돈 5천억달러를 빌 엔 멜린다[xv]게이츠 재단에 주며,

"자선사업엔 쓸모가 있겠지. 5천억달러는 강만수도 우습다 치거늘, 하물며 이런
산호세에서랴!!"

했다. 그리고 토목과 금융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비행기에 태우면서,

"이 동네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공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없는 사람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돈이 5조원이 남았다.

"이건 진씨에게 갚을 것이다."

공생이 가서 진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진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천억원을 실패 보지 않았소?"

공생이 웃으며,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거뉘[xvi] 말이오.. 천억원 냥이
어찌 인성을 살찌게 하겠소?"

하고, 5조원을 진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 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기술혁신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천억원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진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십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공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저축은행[xvii]으로 보는가?"

하고는 신형 아이팟을 던져주고 가 버렸다.

진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공생이 포항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다
쓰러져가는 낙원아파트로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늙은 포닥이
청암도서관 앞에서 과외 전단지를 붙이는 것을 보고 진씨가 말을 걸었다.

"저 낙원아파트가 누구의 집이오?"
"공 박사 집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기술혁신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
나가서 5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여친이 혼자 사는데, 집을 나간
밤으로 딴남자를 불렀지요."

진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공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진씨는 받은 돈을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가서 돌려 주려 했으나, 공생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5천억 달러를 버리고 5조원을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소주나 떨어지지 않고
컴퓨터 업그레이드나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재물 때문에 정신을괴롭힐 것이오?"

진씨는 공생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진씨는
그 때부터 공생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공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와우쿠폰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파티를 만들어
밤새도록 던젼을 돌았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진씨가 5 년 동안에 어떻게 5천억달러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공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조선이라는 나라는 공대생이 무시를 당하고,
토목을 중시하여 인재가 제자리에 나서 제자리에서 사라지지요. 무릇, 천억은 작은
돈이라 대기업 하나도 인수를 못하지만, 그것으로 먹고 살기 힘든 PKS[xviii] 졸업생을
독점하여, 아웃소싱을 해주면 그만이지요. 얼핏보면 빠져나간 기술인재는 다른
사람으로 메꿀 수 있을 수 있을것 같고, 코딩은 믹싱질이라고 천박하게 불리지만,
그 때문에 PKS 졸업생을 모두 독점해버리면, 인재들이 한 곳에 묶여있는 동안에
모든 기업의 기술이 외국에게 역전당하게 될 것입니다. 후세에 누군가 또 이
방법을 쓴다면 그 때는 나라가 망할 것이요."

"처음에 내가 선뜻 천억원 뀌어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공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빌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천억원을 지닌
사람치고는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천억원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매인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똑똑한 펀드매니져라, 반드시 더욱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 텐데 어찌 주지 않았겠소? 이미
천억원 빌린 다음에는 그의 복력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했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진씨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블리자드가 와우 확장팩을 내놓으며 리니지에게 당했던 치욕[xix]을 씻어
보자고 하니, 지금이야말로 지혜로운 공돌이가 팔뚝을 뽐내고 일어설 때가 아니겠소?
선생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어허, 자고로 묻혀 지낸 사람이 한둘이었겠소? 우선, world x민군은 포항공대에서 3중전공을 하며 차세대 금융 CEO로 중앙 일간지에 특필되었지만 현재 연세대 의대 예과 1학년이 되었고, 학점 4.0+ xagi 같은 분은 재료과학을 뒤흔들만한 재능이 있었건만 저 변리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xx] 지금의 집정자들은 가히 알 만한 것들이지요. 나는

사업를 잘 하는 사람이라, 내가 번 돈이 족히 성삼주식의 51%를 를 살 만하였으되
바닷속에 던져 버리고 돌아온 것은, 이나라의 이공계는 이미 막장이기 때문이었지요."

진씨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진씨는 본래 전 포항공대 총장인 박찬모과 잘 아는 사이였다. 박찬모가 당시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이 되어서 변씨에게 PKS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변씨가 공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박보좌관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 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박찬모는 비서진들도 다 물리치고 진씨만 데리고 걸어서 공생을 찾아갔다.
진씨는 박 보좌관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공생를 보고
박보좌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공생은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온 와우쿠폰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던젼을 도는 것이었다. 진씨는 박보좌관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공생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박보좌관이 방에 들어와도 공생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박보좌관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나라에서 똑똑한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공생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계정만료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어느 관직에 있느냐?"

"청와대기술개발보좌관이오."

"그렇다면 너는 신임받는 이명박의 졸개로군. 내가 현 카이스트 총장 서남표와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대통령에게 말하여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박보좌관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第二)의 정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제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공생은 외면하다가, 박보좌관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IMF 당시 기술개발 연구원들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국가에 봉사하고자 하였으나,
지금은 전부 짤렸으니, 그 자식들은 사교육도 못받고 있다. 너는 청와대에 청하여
메가스터디와 베스트학원의 강사들을 모두 그들의 전담 과외선생으로 임명하고,
성삼 임원진의 땅을 뺐아 그들에게 나누어 주게 할 수 있겠느냐?"

박보좌관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천하에 기술개발을 외치려면 먼저 천하의 인재들과 접촉하여 결탁하지
않고는 안 되고, 인재를 모으려면 돈을 주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공대생이 먹기 힘들어 밋딧릿핏과 국가고시의 유혹에 넘어가, 일본과 중국이
우리를 업신여기는 편이다. 진실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과학인재들에게 충분히 돈을 주어야 할 것이다. 밋을 안치고 기술개발을 할 경우의
기회비용 연간 1억원의 3할인 3천만원만 평생 국가에서 보조하여 줄 것을 정책으로
보장하고, 그 예산을 부자들에게 걷어오면, 공돌이들의 위상이 다시 일어설
것이다. 또한,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을 하루 바삐 폐지하여 공돌 노비라는 말을
없애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인재를 보내어 그 기술을 배워오고 시야를
넓힌다면, 다시 한 번 기술의 중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뛰어난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더라도 그 인재를 청와대에 보내면, 잘 되면 테크놀로지
리더가 될 것이고, 못 되어도 수출은 활황이 될 것이다.

박보좌관은 힘없이 말했다.

"언론은 기술유출과 인재유출에만 관심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모두들
산업기술유출방지법으로 인기를 모으고, 부자들의 세금을 깎으려하니 누가 그런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겠습니까?"[xxi]

공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정치인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조그만 나라에서 태어나 국민위에 있다고
뽑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주모 의원은 밤에 오입질이나 하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호빠나 하는 것이고, 강장관이 강남 땅값좀 올려보려고 발악을 하는
것은 모기지 경착륙이나 불러 오고 있는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정책이라 한단
말인가? 잡스는 대의를 이루기 위하여 대학캠퍼스에서 잠자는 일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고, 빌게이츠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학위가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대명(大明)을 위해 기술개발을 하겠다 하면서, 그깟 대중적
인기와 자존심따위를 아끼면서 그 따위를 정치라고 한단 말이냐? 내가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졸개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졸개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코에 브롬[xxii]을 부어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브롬을 찾아서 부으려 했다. 박보좌관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현관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공생은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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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포항공대가 있는 동네.

[ii]Meet (의전원 입학시험) Deet(치전원 입학시험) Leet ( 법전원 입학시험) 을 뜻함.

[iii]포항공대생들의 주 수입원. 지속된 아줌마들의 단합으로 십여년동안 과외비를 올리지 못하고 있음.

[iv]몇몇 교수들은 학생을 잡아놓고 부려먹기 위하여 박사학위를 미루기도 한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의 박사년수 제한은 환영할만하다.

[v]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벤쳐캐피탈. 지난 참여정부 정통부 장관.

[vi]아하에너지, 각의 3등분, 고대 신비 의학등에 오늘도 공무원은 열광한다.

[vii]이 나라 기술개발인력은 수도권에서도 밀려난지 오래다.

[viii]대표적인 정부출연연구소.

[ix]박사후 과정. 박사는 넘쳐나고 교수는 없다보니 저런 이상한 제도가 생겨버렸다.

[x]실리콘벨리가 있는 동네.

[xi]강남역에서부터 뻗은 테헤란로는 한국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은 여의도로, 인재는 테헤란으로”라는 말도 있었지만 현재 모든 인재는 밋딧릿을 하고있다.

[xii]이명박 정부는 IT기술이야말로 양극화의 주범으로 인식, 씨를 말리려 하고 있다.

[xiii]가상의 기업 '성삼'. 성삼의 흑자는 하청업체를 후려쳐 얻은 것이다. 그리고, 기술인력을 쥐어짜면서 얻은 것이기도 하다. 비슷한 예로, 전 르그전사 김모 회장의 “마른 수건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와 같은 발언이 있다.

[xiv]서울대 로스쿨의 서울대 공대 출신의 쿼터는 아주 극소수였다. 한 인사는 이걸보고 “노비문서 평생 따라다니는구나. ㅆㅂ”라고 표현하였다.

[xv]빌게이츠와 워렌버핏등이 출자한 자선재단. 천민 자본주의의 탄생지인 미국도 한국보단 나은듯하다.

[xvi]성삼그룹의 회장. 오늘도 탈세에 여념없으시다.

[xvii]최근 제2금융권의 H모 캐피탈이 망했다는 소문이 돈다..

[xviii]PKS. POSTECH- KAIST- SNU 의 3대 밋딧릿 준비학원을 일컬음.

[xix]재미를 위하여 각색했다. 실제로, 와우는 리니지 1, 2 를 함께 발라버렸다.

[xx]실제 스토리다. 비슷한 이야기로,카이스트 9x학번의 1등부터 10등까지가 모두 의대, 치대, 변리사, 사시, 학원강사로 전직했다는 유명한 스토리가 있다. 필자 주변에도, 공대생으로 재능을 보인 사람들 중에 아직도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xxi]산업스파이의 근본원인은 기술개발인력이 하루에 19시간씩 일을해도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기술유출방지법은 이공계인이 과학에 미련을 더 이상 두지 않는 이유가 되었다. 로펌에서 법을 익힌 변리사가 다른 로펌으로 가도 상관없고, 한 병원에서 의술을 익힌 의사는 개업을 해도 상관없으나, 한 회사에서 기술을 익힌 기술자는 다른곳에서 일하면 안된다는 신국가노비법은, 한때 한국 벤쳐기업의 산실이었던 포항공대 xxx학과의 0x학번의 80% 이상이 금융권으로 진출하는 직접적 이유가 되었다.

[xxii]화학물질인 브롬. 브롬에게 노출이 된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감소한다.

출처-http://rind.egloos.com/4757830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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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道家)의 말 중에 대교약졸, 대성약범, 대현약우(大巧若拙, 大聖若凡, 大賢若愚)이란 말이 있습니다. 쉽게 풀어 쓰자면, 기교가 극에 달하면 졸박하다, 큰 성인은 평범해 보인다, 크게 현명한 사람은 어리석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Source: http://www.knoum.com/kboard/view.php?id=newsterm&no=210)

최근 과학기술인연합 (Scieng.org)에서 과학기술인 출신 리더가 필요하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no=14892)

제 주장은 많은 과학기술인 출신이 다양한 분야에 여러형태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야 하며 그 이유로 두가지 논거를 제시 하였습니다.

첫째는, 과학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인들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리더가 모두 과학적이고 합리적 판단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거나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리더십은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보고 직관(Intuition)과 경험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리고 분위기를 몰아간다는 점에서 예술 (Art) 에 가깝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확고한 과학적 합리성과 민주적 절차성이 기본 중에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학적 합리성을 갖춘 과학기술계 인재가 각계각층에 리더가 되어야 사회 전반에 합리성이 제고 될 것이며 이는 보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이며 예측가능한 사회가 되는 것의 전제 조건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둘째,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가장 극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Science & Technology 입니다. 혹자는 사상, 경영전략, 금융발달 등등 다양한 것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간다고 합니다만, 사실 산업혁명 이후 거의 모든 실질적 사회 변화는 "과학,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고, 정보통신 발달로 Globalization이 되고 하는 것들이 모두 과학기술의 발달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인데,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들이 보다 중, 장기적 과점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면서 한 사회의 과학기술 능력을 제고하여 전반적인 혁신역량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미래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과학기술인들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 보다 실질적인 리더로 성장해 나가야 하는 당위성이 있겠다 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또 한가지 지적하자면, 세상일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순진하며 조금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원리원칙에 집착(?) 한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대현약우(大賢若愚)라는 말에서 보듯, 크게 현명한 사람은 오히려 세상일에 대해서는 오히려 쑥맥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보고 똑똑치 못하다고 손가락직 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것 만을 보고 하는 소리일겁니다.

From Good to Great로 유명한 Jim Collins가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한 기업 조사를 통해서 밝혀낸 것이 Level 5 Leadership 이 반드시 있었다는 점입니다. (Level 5 Leadership: The Triumph of Humility and Fierce Resolve, http://www.psychology.org.nz/industrial/level_5%20leadership.pdf) 그런데 Level 5 리더는 두가지 이율배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개인적인 겸손함 이며 또하나는 강인한 의지 입니다. Collins가 예를 든 Kimberly-Clark 의 경우 Al Dunlap 이라는 분을 CEO로 초빙한 이후 근본적으로 조직을 변화하고 결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Consumer product company로 변화시킨 분입니다. 이러한 분들의 특성 중 Personal Humility (개인적 겸손함)을 정리한 것이 아래와 같습니다.

Level 5 Leadership: The Triumph of Humility and Fierce Resolve
(source: http://www.psychology.org.nz/industrial/level_5%20leadership.pdf)

1. 자신을 과시하기 보다는 늘 겸손한 자세를 유지한다.
(Demonstrated a compelling modesty, shunning public adulation ; never boastful.)

2. 조용히 행동하며 카리스마가 아니라 규율과 원칙을 존중함으로서 동기를 부여한다.
(Act with quiet, calm determination; relies principally on inspired standard, not inspiring charisma, to motivate)

3.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목표를 늘 주지키며, 후임자 기르는데 힘쓴다.
(Channels ambition into the company, not the self; sets up successors for even more greatness in the next generation)

4. 남이나 환경 탓을 하기 보다는, 늘 자신을 돌아본다.
(Looks in the mirror, not out the window, to apportion responsibility for poor results, never blaming other people, external factors, or bad luck.)

평범한 조직을 위대한 조직으로 변환하는 리더의 특성을 보니 어떻습니까?
세상의 잣대로 보면 참으로 바보 스럽지 않습니까?

리더가 되려고 하는 것은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고, 남들에게 칭송받고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조직을 장악해서 맘껏 권력을 휘둘러보고 어느 누구 보다다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것일텐데 정작 Level 5 들의 특성을 보니 정 반대로 바보스러울 만치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자신 보다는 남에게 공을 돌리며 치고 올라오는 후임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하는 등 참으로 바보같은 짓을 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러한 "바보" 들이 조직을 위대하게 변화시키고 세상에 큰 가치(Value)를 주었던 것입니다.

비록 과학 쪽의 사례이긴 합니다만, 아래의 사례를 참조해 보면 어떻게 "바보" 들이 참된 리더가 되는 것인지 일면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바보같은 "똑똑이" 들이 아니라 똑똑한 "바보" 들일 겁니다.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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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에 있어서 우둔함의 중요성


source :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sisatoron&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113 (SciEng, 푸른 등선 님)


마틴 A. 슈왈츠 / 버지니아 대학, 미생물학과 교수
e-mail: maschwartz@virginia.edu

2008. 4. 9

최근에 몇 년 만에 옛 친구 한 명을 만난 적이 있다. 분야는 달랐지만 우리는 예전에 함께 박사과정에서 과학을 공부했던 사이였다. 그녀는 나중에 대학원을 그만두고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을 해서 지금은 어느 유명한 환경 기구에서 선임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대화 도중에 나는 그녀가 왜 대학원을 그만두었는지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대학원 공부를 할수록 자신이 바보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위를 그만둔 것이라고 했다. 몇 년씩이나 매일마다 자신이 머리가 좋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언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다.

그녀는 내 지인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하나로 기억된다. 지금 변호사로 성공한 것을 봐도 틀린 얘기가 아닐 것이다. 그녀의 말 때문에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며칠을 생각한 끝에 비로소 나도 깨닫게 되었다. 나도 과학을 하면서 바보가 되는 느낌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내가 그런 상황에 익숙해져서 의식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사실 바보가 된다는 느낌을 새삼스럽게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바보가 된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만한 일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거지라는 식으로까지 생각했다. 나의 의견은 이렇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를 대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과학 과목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그 하나로 들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물질 세계를 이해하면서 느끼는 희열이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은 감성적인 욕구도 그 이유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과학이란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고 수업을 잘 들었다는 것은 시험에서 정답을 많이 맞췄다는 의미이다. 정답을 알고 있다면 성취감을 맛보게 되고 자신이 똑똑하다는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박사과정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나에게 있어 연구는 벽에 부딪치는 일이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의미 있는 발견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의 골격을 만들고 실험을 설계하고 해석해서 누가 봐도 설득력이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어려움을 미리 예측해서 그 해결방법을 찾아보거나 그렇지 않다면 어려운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낼 수 있었을까? 내 박사과정 연구주제는 학제간 공동연구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한동안 나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연구분야의 전문가들이었던 학과 교수들을 찾아가 괴롭히곤 했다. 내 기억으로는 헨리 타우비 (Henry Taube; 2년 후 노벨상을 수상했음) 교수가 나에게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박사과정 3년 차 학생이었던 나는 타우비 교수가 나보다 적어도 (대충) 천 배쯤은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타우비 교수가 답을 모른다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순간 깨닫게 되었다. 아무도 답을 모르는 것이구나. 연구란 게 바로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연구 주제가 된 이상 그 해답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린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되자 나는 며칠 만에 그 문제를 해결했다.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냥 몇 가지 새로운 시도만 했을 뿐이다.) 중요한 교훈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은 그 범위가 그냥 광범위한 수준을 넘어서 실제로는 무한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되자 나는 의기소침해지기보다는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무지가 무한한 것이라면 그냥 최선을 다해서 어떤 문제를 향해 덤벼보면 그뿐인 것이니까.

나는 우리 학과의 박사과정 프로그램이 두 가지 측면에서 학생들을 괴롭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학생들에게 연구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중요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연구는 빡빡하게 수업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연구가 어려운 이유는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답을 얻거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과연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고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실험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솔직히 과학을 하다 보면 연구비를 따내고 유명 저널에 논문을 싣기 위한 경쟁 때문에 고충이 더 커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측면들을 제외한다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낸다는 것은 원래부터가 어려운 것이며 학과, 기관 혹은 정부의 정책이 바뀐다고 해서 그러한 근본적인 어려움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두 번째로 우리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생산적으로 우둔함을 느끼게 할지를 충분히 가르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우둔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도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수업 자료를 충실하게 읽고 고민하지 않아 시험을 잘 보지 못하는 경우처럼 “상대적 우둔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과학을 하려면 “절대적인 우둔함”과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절대적 우둔함”이란 실재하는 현실로서 우리가 스스로를 미지의 세계로 밀어 넣으려는 노력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예비 시험이나 학위논문 시험을 볼 때 교수진은 해당 학생이 잘못된 답을 말하기 시작하거나 답변을 포기하고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때까지 몰아 부쳐야 한다. 시험의 요지는 그 학생이 모든 답을 다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만약 학생이 모든 질문에 답변을 해낸다면 그 시험에서 탈락하는 것은 바로 교수진이다. 핵심은 일단 그 학생의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 주어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할지 확인시켜주고 또 한편으로는 그 학생의 지적 수준이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만한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생산적 우둔함이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무지해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과학이 멋진 이유 중 하나는 몇 번의 시행착오 속에서도 실수를 허용하고 그 과정에서 매번 무언가를 새롭게 터득해 가는 이상 완전한 만족감을 허용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의 정답을 맞추는 것에만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이러한 과정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또 일정 정도의 자신감이나 톡톡 튀는 생기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과학 교육은 기존의 발견을 학습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발견해내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더 변해야 한다. 우둔함을 느끼는 것이 더 편안해 질수록 우리는 더 깊은 미지의 세계로 전진해서 더 위대한 진리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The importance of stupidity in scientific research

Martin A. Schwartz
Department of Microbiology, UVA Health System, University of Virginia, Charlottesville, VA 22908, USA

e-mail: maschwartz@virginia.edu

Accepted 9 April 2008

I recently saw an old friend for the first time in many years. We had been Ph.D. students at the same time, both studying science, although in different areas. She later dropped out of graduate school, went to Harvard Law School and is now a senior lawyer for a major environmental organization. At some point, the conversation turned to why she had left graduate school. To my utter astonishment, she said it was because it made her feel stupid. After a couple of years of feeling stupid every day, she was ready to do something else.

I had thought of her as one of the brightest people I knew and her subsequent career supports that view. What she said bothered me. I kept thinking about it; sometime the next day, it hit me. Science makes me feel stupid too. It's just that I've gotten used to it. So used to it, in fact, that I actively seek out new opportunities to feel stupid. I wouldn't know what to do without that feeling. I even think it's supposed to be this way. Let me explain.

For almost all of us, one of the reasons that we liked science in high school and college is that we were good at it. That can't be the only reason – fascination with understanding the physical world and an emotional need to discover new things has to enter into it too. But high-school and college science means taking courses, and doing well in courses means getting the right answers on tests. If you know those answers, you do well and get to feel smart.

A Ph.D., in which you have to do a research project, is a whole different thing. For me, it was a daunting task. How could I possibly frame the questions that would lead to significant discoveries; design and interpret an experiment so that the conclusions were absolutely convincing; foresee difficulties and see ways around them, or, failing that, solve them when they occurred? My Ph.D. project was somewhat interdisciplinary and, for a while, whenever I ran into a problem, I pestered the faculty in my department who were experts in the various disciplines that I needed. I remember the day when Henry Taube (who won the Nobel Prize two years later) told me he didn't know how to solve the problem I was having in his area. I was a third-year graduate student and I figured that Taube knew about 1000 times more than I did (conservative estimate). If he didn't have the answer, nobody did.

That's when it hit me: nobody did. That's why it was a research problem. And being my research problem, it was up to me to solve. Once I faced that fact, I solved the problem in a couple of days. (It wasn't really very hard; I just had to try a few things.) The crucial lesson was that the scope of things I didn't know wasn't merely vast; it was, for all practical purposes, infinite. That realization, instead of being discouraging, was liberating. If our ignorance is infinite, the only possible course of action is to muddle through as best we can.

I'd like to suggest that our Ph.D. programs often do students a disservice in two ways. First, I don't think students are made to understand how hard it is to do research. And how very, very hard it is to do important research. It's a lot harder than taking even very demanding courses. What makes it difficult is that research is immersion in the unknown. We just don't know what we're doing. We can't be sure whether we're asking the right question or doing the right experiment until we get the answer or the result. Admittedly, science is made harder by competition for grants and space in top journals. But apart from all of that, doing significant research is intrinsically hard and changing departmental, institutional or national policies will not succeed in lessening its intrinsic difficulty.

Second, we don't do a good enough job of teaching our students how to be productively stupid – that is, if we don't feel stupid it means we're not really trying. I'm not talking about `relative stupidity', in which the other students in the class actually read the material, think about it and ace the exam, whereas you don't. I'm also not talking about bright people who might be working in areas that don't match their talents. Science involves confronting our `absolute stupidity'. That kind of stupidity is an existential fact, inherent in our efforts to push our way into the unknown. Preliminary and thesis exams have the right idea when the faculty committee pushes until the student starts getting the answers wrong or gives up and says, `I don't know'. The point of the exam isn't to see if the student gets all the answers right. If they do, it's the faculty who failed the exam. The point is to identify the student's weaknesses, partly to see where they need to invest some effort and partly to see whether the student's knowledge fails at a sufficiently high level that they are ready to take on a research project.

Productive stupidity means being ignorant by choice. Focusing on important questions puts us in the awkward position of being ignorant. One of the beautiful things about science is that it allows us to bumble along, getting it wrong time after time, and feel perfectly fine as long as we learn something each time. No doubt, this can be difficult for students who are accustomed to getting the answers right. No doubt, reasonable levels of confidence and emotional resilience help, but I think scientific education might do more to ease what is a very big transition: from learning what other people once discovered to making your own discoveries. The more comfortable we become with being stupid, the deeper we will wade into the unknown and the more likely we are to make big discoveries.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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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림 2008.10.22 0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생산적인 우둔함 !

  2. 푸른등선 2009.02.12 0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래 인용글은 제가 번역해서 소개했던 것인데 새로운 시각에서 덧붙여주셨네요. 잘 봤습니다.

  3. Favicon of http://leadershipcenter.tistory.com BlogIcon Jeonghwan Choi 2009.02.14 0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네..푸른등선님...그거 읽고서 참 재밌고 의미있어서 리더십관점에서 다시 한 번 해석해 보았답니다. 제가 출처는 맨 위에다가 적어놓았는데...블로그 특성상 직접 일일히 허락받지 못했던 점은 양해해 주세요....^^

Evaluation of Special Programs (ICE/SAGE) in College of Engineering (UIUC)




Evaluation of Special Programs (ICE/SAGE)

1. Objective

  • Justifying Special Programs to Stakeholders
  • Improving Performance of Special Programs
  • Feedback to Program Participants
  • Publicizing outputs of Special Programs
  • Cultivating Grant Opportunities

2. Research Questions

  • Special Programs were helpful for new COE student? (Bloom's Taxonomy)
    • Cognitive
    • Affective
    • Psychomotor
    • Networking
  • Special Program Participants are outperformed?
    • Comparative
    • Longitutinal
  • Which course was the best one and why? (Kirkpatrick's program evaluation)
    • Reaction
    • Learning
    • Behavior
    • Result
  • How about minority students' performance after special programs

3. Methodology

  • Quantitative
    • Online Survey
      • Pre-Assessment
      • Post-Assessment
    • Classroom evaluation
      • Quiz
      • Exams
      • Final grade
  • Qualitative
    • Observation
      • Courses
      • Workshop
      • Mini-Course
      • Seminars
      • Study sessions
      • Invited Session
    • Interview
      • Focus Group
        • Students
        • Tutors
        • Counselors
      • Instructor Interview
    • Case Study
      • Women
      • Minorities
  • IRB Approval

4. Reporting

  • Report to Stakeholders
    • Insider
      • Chancellor
      • Dean of COE
      • Participants
        • Parents
        • Students
        • Instructors
      • Affiliated Organizations
        • OMSA
        • TEC
        • AEL etc.
    • Outsider
      • Government
      • Potential applicants
      • Foundations
      • Alumni
  • Publication
    • Academy of Science & Engineering Education
    • Academic Journals of Engineering
      • IEEE
      • ASME etc.
    • Academic Journals of Education
      •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 Journal of higher education
      • Academy of Educational Leadership Journal etc.

5. Grant opportunity

  • Government
  • National Science Fund
  • Private Foundations

6. Sustainable Growth

  • Sustainable STEM Leadership Pipeline (UIUC)
  • Outreach Programs (Domestic)
  • Special STEM Education Program (International)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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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yton M. Christensen is the Robert and Jane Cizik Profess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at Harvard Business School.


Michael C. Clayton, a Harvard Business School Professor, published a book "Disrupting Class: How Disruptive Innovation Will Change the Way the World Learns (Hardcover)"

He has a big name at "Innovation Research" and renowned for his remarkable concept of "Disruptive Innovation"

Dr. Clayton turned his lenses from High Tech industry to "Education" field and researched the field with his "Disruptive Innovation Framework"

From his interview, I found out interesting points as belows.

"We also recommend investing in technological platforms that will allow for the robust educational user networks to emerge."

"Computer-based or online learning is beginning to fill the void and plant itself and make inroads in the education system in classic disruptive fashion. Online learning has increased from 45,000 enrollments in 2000 to roughly 1 million in 2007, and shows signs of continuing to grow at an even more rapid pace.

Computer-based learning is an exciting disruption because it allows anyone to access a consistent quality learning experience; it is convenient since someone can take it virtually anywhere at any time; it allows a student to move through the material at any pace; it can customize for a student's preferred learning style; and it is more affordable than the current school system."


See, ?

Dr. clayton pointed out the educational technology platform would change and innovate the education disruptively.

He also pointed out "Customizing with according to pace, learning style can improve education"

Our research is quite compatible with Clayton's claim to public education and we can make a contribution for improving HR performance in education.

Isn't it very exciting? I hope we can discuss this book sooner or later.

Thank you.

--------------------------------------------------------
Reference:

Interview with Dr. Clayton (Youtube)


Interview: How Disruptive Innovation Changes Education http://hbswk.hbs.edu/item/5978.html

Book: Disrupting Class.
http://www.amazon.com/Disrupting-Class-Disruptive-Innovation-Change/dp/0071592067/ref=pd_bbs_sr_1?ie=UTF8&s=books&qid=1218115972&sr=8-1

Innosight Institute,
http://www.innosightinstitute.org/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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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 과학기술자 협회 (Korea Scientists & Engineers Association)에서 주최한 US-Korea Conference on Science, Technology, and Entrepreneurship (2008) 이 2008년 8월 14일 부터 17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Science and Technology for a Better World" 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 그리고, 과학기술인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현재 재미한인과학기술인과 학생 그리고 한국에서 온 여러 학자들이 22개의 세부 주제에 따른 Symposium을 열고 주제에 대한 열띤 토론과 자신들의 연구성과들을 발표하고 토의하였습니다.

22개의 세부 주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Applied and Pure Mathematics
2. Aerospace Science & Technology
3. Automotive Science & Technology
4. Bio Sicence and Technology
5. civil & Environmental Engineering
6. Communication and Networking Technology
7. Electronic Packaging Science and Technology
8. Fossil Energy in Next Decades
9. Food Science & Technology
10. Information Science & Technology
11. Mechanical Engineering, Robotics & Manufacturing Technology
12. Nano Science & Technology
13. Polymer chemistry and Physics
14. Polymer Engineering & Technology
15. Renewable Energy & Sustainability
16. Statistics, Biostatistics & Bioinformatics
17.Plenary Poster Session
18. Energy R&D workshop 1
19. Energy R&D workshop 2
20. Education and R&D Policy Forum
21. 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
22. Young Generation & Professional Forum

이 중 제가 참석한 Session 은 Education and R&D Policy와 평소 관심있었던 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 입니다. 그리고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Central Illinois Chapter 지부장 대행으로 Council Meeting에 참가하여 각종 현안들에 대한 토의와 투표를 했습니다.

이 중 몇가지 특징적인 발표와 논의 되었던 현안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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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Analyzing Economic time Series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UC-San Diego의 Dr. Clive Granger 의 강연모습입니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 경제학자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었는데, 경제학 분야에서도 과학적 접근을 통해 여러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고, 더욱 발전시켜가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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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AIST 총장이신 서남표 박사님의 강연인데, Renaissance Ph.D. 라하여 2년간 창의적으로 문제를 만들어내고 3년간 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과학기술적 접근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과학기술분야 박사학위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학자로서의 과학기술인이 아닌 실제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전문가 양성을 주창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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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중간 중간 아름다운 음악으로 여흥을 돋우고 과학기술과 창의적 예술과의 접목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공통의 노력을 꾀하자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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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and R&D Policy Forum에 참석하신 패널 분들이십니다.
왼쪽부터, North Carolina의 김기현 교수님, 포항공대 총장이신 백성기 박사님, UC Merced의 강성모 교수님, 청와대 과학기술자문이신 박찬모 박사님, 마지막으로 확실하진 않지만, Forum을 이끄셨던 김효근 교수님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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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and R&D Policy Forum에서는 주로 과학기술정책과 연구개발분야 인재교육에 대한 것을 논의 하였는데, 보다 Practical 한 분야 특히 비정규직 과학기술인 문제라든가 Brain Drainage에 대한 것이 보다 더 깊게 논의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대체로 큰 틀에서의 과학기술정책과 인재개발에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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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과학기술자문이신 박찬모 박사님께서 새로운 정부의 정부예산 중 5%를 과학기술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는 희망적 메시지와 더불어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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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민동필 교수님께서 아시아 국제기초기술 연구소 설립을 제안하시면서, 아시아 각국의 실용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보다 기초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를 해야하고 이를 위해 한/중/일을 비롯한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 과학기술연구 연합체를 통해 이러한 기초기술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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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중 두분의 미국분이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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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대학의 Nariman Farvardin 교수님께서는 과학기술인재의 양이 아니라 소수라도 적재적소에 "Right Person" 이 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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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마틴에서 오신 Ray O. Johnson 박사는 전략적으로 R&D 연구원 인력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단지 의도적으로 과학기술자들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Market의 동향에 따라 기업이 전략적으로 필요한 과학기술인재를 선택하고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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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재단의 양정모 박사님이 한국의 연구기금을 어떤 식으로 배정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를 하였는데,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기초기술분야 투자가 연구성과에 더욱 효율적이다라는 통계적 발견을 토대로 상용기술과 더불어 기초기술분야 투자에 더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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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기 재미과학기술자협회 회장으로 유력하신 보잉 사의 김재훈 박사님께서 현재 과학기술인력을 위한 각종 교육이 효율적이 못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계시고 이에 대한 패널 분들의 의견을 묻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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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재단의 우제창 박사님께서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기금에 운용에 대한 설명을 하시면서 기초기술과 상용기술의 균형적 연구기금 운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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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 새로 부임하신 이주성 교수님께서 Engineer를 위한 Busienss & Management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공학교육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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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연구하고 있는 Entreprneurship Development for Scientists & Engineers 에 대해 이주성 교수님과 논의 하던 중 이주성 교수님이 학부를 제가 있는 UIUC에서 기계/항공 공학을 전공하였고 과학기술인력의 경쟁력강화를 고민하던 끝에 MIT로 옮겨 석/박사를 Management of Technology 와 Information Technology로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 둘이서 현재 과학기술인력개발과 공학교육의 미비점과 이에 대한 대안을 함께 토의하고 앞으로 기회가 되면 공동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과학기술인력개발 분야 발전에 함께 노력해 보자고 의기투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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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분야에서 특히 여성들의 역할과 여성 과학기술인의 발전에 대해 논의 하기위한 KWiSE Forum 입니다. 발표하고 계신분은 샌디에고 주립대학의 Roberta Gottlieb 박사님이신데, 여성의 육아/가사와 과학기술자로서 양쪽 모두를 완벽하게 하는 것을 불가능하므로 서로간에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과학기술을 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Super Women Comlex를 버리고 오히려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늘 긍적적인 마음과 더불어 어떤 면은 포기할 줄 아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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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과학기술계의 대모(?)님이라 할 수 있는 서울아산병원 의과대학의 나도선 박사님이십니다. 한국 여성과학기술자협회를 실질적으로 조직하셨고 여성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여성과학기술인을 어떤식으로 리더로 길러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리더십 개발에 대한 것을 연구하고 계시고 늘 고민하고 계십니다. 제가 인재개발과 리더십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서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함께 과학기술인 특히 여성 과학기술인의 리더십 개발에 대해 논의해나가자고 저를 많이 격려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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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EA Council Meeting 에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계시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Long Beach)의 정 마이클 형민 교수님 이십니다. 현재 재미 한인과학기술자 협회의 발전을 위해 IT 분야의 투자와 더불어 중,장기적 전략 수립과 시행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앞으로 Young Generation 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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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의 전체 Council Meeting 모습입니다. Virginia 에 위치한 본부와 더불어 전 북미지역에서 오신 Chapter, Branch 대표님들이 모여 앞으로 협회의 발전과 차세대 과학기술자 육성을 어떻게 잘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건설적 토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주최 UKC 2008 컨퍼런스에 참여한 후 몇가지 감상을 말해보자면,

첫째, 한인 1.5세, 2세의 과학기술분야 약진.

많은 한인 1.5세와 2세 젊은 청년들이 미국의 과학기술분야 Top School 들에서 다양한 과학기술분야를 전공하고 있으며 이들의 창의적이고 견실한 성과가 눈에 두드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Poster 발표시 미국식 교육을 바탕으로 활기차고 당당하게 자신의 과학기술분야 성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도전적 질문에도 척척 받아넘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또한 재미한인과학기술자 협회 장학금 지급현황을 봐도 MIT, Yale, Berkely, Johns Hopkins 등 여러 학교에서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이 뛰어난 영어실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각종 과학기술현안들에 대한 근본적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생을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모님께서 미국에 과학기술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오셨다가 정착하신 분들고 이러한 가정환경과 미국식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게 되었고 이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전공으로 발전시켜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바이오와 Energy 분야의 약진.

기존의 기계, 전기, 전자, 토목, 건축 등의 전통 기술분야 보다는 Bio technology, Health care, Nano Technology 그리고 에너지 분야의 약진이 두드려졌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과학기술계 현안이 Health care와 에너지 분야라서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만, 조금은 편중이 심한 편은 아닌지 생각이 될 정도로 수없이 많은 연구활동이 두 분야에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셋째, 과학기술인재 교육방법의 논란.

기존의 과학기술인이라면 실험실이나 연구실에 쳐밖혀 자신의 전문분야에 온 힘을 다하는 외곬수 발명가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 과학기술 교육에서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Management Skill 그리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한 리더십 또한 요구된다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에서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의 과학기술인재 양성법인 Apprenticeship 이나  연구실 위주의 연구개발 또한 중요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더불어 과학기술자의 창의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두드러지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다만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UKC2008이 주류 과학자 특히 학계에 계신 분들이 참가하셔서 그런지, 현실적으로 보다 많은 과학기술인이 활동하고 있는 Business 분야에 대한 현실적 논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근 큰 이슈인 과학기술인력운용 정책 중 비정규직 문제와 Career Planning 그리고 경험많은 과학기술인의 새로운 분야로의 전직/이직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소홀하므로서 현실성이 약간은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과학기술인의 보다 현실적 문제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상 보다나은 세상을 위한 과학기술이란 주제로 열린 2008년 UKC 에 대한 간략한 감상문을 적어봅니다.

2008년 8월 20일

최정환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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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lcherryl333 BlogIcon yeeun,kim 2012.11.03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t's very nice post!! Korean-american이세요? 좋은 포스트 정말 감사드립니다. 요번에 ksea conference에 참여해보려고 지원하는 학생이에요. 정말 기대가 되네요!

  2. Favicon of http://leadershipcenter.tistory.com BlogIcon Jeonghwan Choi 2012.11.24 2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뇨..전 그냥 Korean 입니다. KESA conference에 올해는 못갔는데, 내년에는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내년에 한 번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Reaction Paper #2

 

Starting a biomedical research institute in Korea

(KAIST Improvement of Biological Science in Korea)

 

Mar. 06 2008


 

“Pali-Pali”: Passion or Hastiness

(Fast Improvement of Biological Science in Korea)

 

Social and cultural factors, such as the aggressive mentality of the Korean people, high awareness of the challenges of globalization and political as well as historical contexts played the decisive role in its dynamic acceptance of new technologies (Aizu, 2002). The term “Pali-Pali: fast-fast”, explains the basic psychological and behavioral pattern of Korean people. In addition, Korean homogeneous and group oriented social context lead them into pursuing or catching up a certain trend. In the realm of innovation diffusion, these mentalities induce the fierce competition or fast reproduction in the society (Lau, 2005).

 

As one of returning sea-turtles from the U.S. (Biology Ph.D. degree from Chicago University on 1982), Dr. Ook-Jun Yoo has made a successful innovation of biology science in Korea. Chronologically his innovation activities can be categorized into five different stages: Burgeoning, Knowledge transfer, From quantity to quality, From laboratory to industry, and Lucrative future.

 

Burgeoning (1982~1991)

             When Dr. Yoo returned Korea as a new and young talented faculty member at KAIST, he realized that many enemies were waiting for him. Enemies are fierce political power games with government officers who would practice science/technology policy and peer researchers in Korean academia. He also struggled with the negative perception of scientists & engineers in the society. He counterstroke these challenges with establishing basic infrastructure and renovating Korean academy of bio-medical by using his advanced knowledge in the field and collaboration with the U.S. institutes. Whenever he had a chance to visit U.S. biological institutes, he bought new equipments which were new to Korea and cultivated strong relationships with top scientists. The strong relationship with top scientists and state-of-the-arts knowledge gave him an authority in Korean academy. Then he focused on setting up a good biological laboratory and ground rules in academia.

 

Knowledge transferring (1992~1998)

             During 1990’s, Korea enjoyed economic bubble and globalization. Korean government opened the gate of trade and education to general public on 1992 and this act induced a lot of passion for foreign products and education opportunities. Koreans could compare their products and services with directly imported ones and fierce competition was started in Korean market. R&D was not apart from this wild wind. Many top talented young scientists and engineers went to foreign countries to look for better research opportunities. In parallel with this fandom, R&D budget was dramatically increasing to catch up with developed countries and beat Asian competitors like Taiwan, Singapore, and Hong Kong (called Asian Four Dragon). Dr. Yoo established Biomedical Workshop on 1992 to meet the need of advanced foreign technology in Korea and it made a great success for diffusing the new technology not only in academia but also in bio-medical industry. He trained more than 1,120 young Korean medical doctors and they became the foundation of building up the “Bio-Medical Research Center; now the biggest biomedical research center in Korea” on 1996. According to Rogers (1962, pp 254~284), the diffusion of innovation is highly dependent on “Change Agent”

 

Through out the world, the “developing countries” are attempting in a relatively brief span of time to narrow the gap between themselves and those nations with a richer technology and a higher standard of living. To achieve this, they are launching and carrying forward nation-wide programs of change and are inviting from outside thousands of specialist to strengthen these programs… It is sometimes assumed that understanding the change-agent role in any program for social change means the ability to apply techniques of change or to speak glibly of the strategy of change. This is a part of the role, to be sure, but only a narrow part… thus far, techniques and strategy have not usually been considered in their effects upon other programs… or in their effects upon other aspects of life than the one to which action is directed

 

As a change agent of Bio-medical innovation in Korea, Dr. Yoo engaged himself into the outreach programs and built up strong consensus among researchers and his action as a change agent was compensated by the strong commitment of young talented researchers and Korean government. Then, bio-medical research was boomed in Korea during the time.

 

From Quantity to Quality (1999~2004)

On 1998, the economic bubble was burst and Korea experienced a dramatic recession. However, when Korean government assessed the root cause of it, he found out that the economic crisis comes from the poor quality of social systems. Newly elected president and leading companies had focused on improving the quality of every social system including R&D. Especially, total R&D budget from national budget was surpassed 3% on 1999, and this showed that Korean society focused on building up strong competencies in R&D field to overcome the economic crisis by using technology innovations. As a moderator of Korean biomedical academy, Dr. Yoo changed the assessment system for researchers. He emphasized the quality of publications by weighing publication scores which were published in qualified international journals like Nature, Cell and Science.

             Changing the assessment system made a corner stone for biomedical research activities, many researchers focus on not only the quantity but also the quality of their research.

 

From Laboratory to Industry (2005~2008)

Commercialization is the key activity in an innovation. Dr. Yoo established GenExel, the world largest transgenic Drosophila library on 2005 and it was listed on KOSTAQ (Korean version of NASDAQ). He believes that research outputs should be commercialized to sustain the future research capabilities. By strong support from Korean government, the company is focusing in developing new biological drugs including humanized anti-bodies and encouraging innovation activities of researchers by running animal model facility.

 

Lucrative future?

Founding the Graduate School of Biomedical Science and Engineering in KAIST on 1999, the Korean biomedical innovation actions seems have a lucrative future. The institute gathered top bio-medical scientists and engineers from all over the world taking a role of brain sink for returning sea turtles. In addition, a research oriented hospital, named Pappalardo will be established on 2011. The hospital will be a big test bench for new anti-body drugs and it will be one of the a core research cluster at Dae-deok region. However, Dr. Yoo is not underestimating the challenges. He pointed out three major challenges of bio-medical innovation in Korea.

First, he concerned about poor research integrity in Korea. Since Dr. Hwang Woo Suk’s research misconduct on human embryo stem cell, Korea has tried building up systemic screening systems and a few months ago the system screened out big research misconducts in KAIST. However, due to the fierce competition of bio-medical research and development in Korea, the screen system usually not well functioned.

Second, unstructured grant design discourage the innovation capability. Although the R&D budget of Korea will reach more than 4.5% on 2011, Dr. Yoo is worrying about the grant structures in Korea. Many grants are provided to Promising researches but not to basic and creative ones. He is proposing a basic principle: “Opportunity for talent, Security for potential,” but the grant providers (usually Korean government) are skeptical to investing basic and creative researches.

Third, Dr. Yoo is worrying about bad perception of being a Scientist or Engineer in Korea. During the economic crisis, many R&D personnel were laid-off, and it gave a big negative impact to Korean society. Many math/science talented students don’t want to study nature science or engineering fearing about poor job security and low compensation. In addition, he confessed that it’s very hard to recruit top tier scientists and engineers who are now studying or working in developed countries. Many Korean sea turtles are abandoning returning to their home not because of their motivation but the poor chances and living conditions.

             But he is seeing a bright side. When he published a easy handbook book to spread the bio-medical knowledge for general public, he got a great amount of recognition from young students. His book motivated them and they decided to study the bio-medical science. He strongly suggests many scientists and engineers should try reducing the gap between general public and them.

 

Discussion

From Dr. Yoo’s session, I realized that Biomedical innovation activities are quite successful but it also bear some flaws. The “Pali-Pali: Fast-Fast” culture in Korea catalyzed the compact and compressed growth of innovations. Homogeneous and group oriented social context encouraged making a social consensus for innovation, which accelerates the diffusion of innovations. But this fast growth come along with 1) focusing on short-term output, 2) separation from general public, 3) inequality among researchers which can undermine future innovation capabilities.

             So, change-agent who hopes to make a successful innovation should consider their critical roles in an innovation action as well as the social impacts of their activities. Dr. Yoo’s case proves it.

 

Summary of Workshop

 

Chronology of Korean Bio-Tech Innovation

Stage

Period

Policy & Fund

Key Activities

Burgeoning

1982 ~ 1991

-        R&D budget $230 mil. (1.6% from national budget)

-        Maximum Grant for Bio scientist ($9,000 / year)

-        Limited resources (No PCR instrument, No basic understanding about DNA technology)

-        Concerned about the number of international journal publication

-      Established basic infrastructure

l      Importing basic instrument from the U.S.

l      Sustaining research networks with the U.S. University

-      Renovate Korean Bio-medical academy

l      Networking with peer researchers in the field

l      Setup rigorous academic evaluation

Knowledge transferring

1992~1998

-        R&D budget overcome 2% from national budget

-        1992, Start BMW (Biomedical Workshop)

-        1994, First grant from Government for Bio-technology

-        Concern about the number of SCI publication

-        Transferring bio-medical knowledge to Korean Medical Doctors through national-wide five day molecular biology training course workshop

-        Since 1992, more than 1,120 medical doctors participated the course and got knowledge about advanced bio-technology

-        Based on a success of this workshop, BioMedical Research center planned on 1996

From Quantity to Quality

1999~2004

-        R&D budget overcome 3% from national budget

-        Concern about the “Impact factor” of journals

-        Focused on recruiting top-tier Korean scientists and engineers

-        The BioMedical research center was established on KAIST campus on 1999

-        Encouraging publishing at qualified academic journal which have high impact factors

From laboratory to industry

2005~2008

-        R&D budget overcome 4% from national budget

-        Strengthened the research integrity after SNU’s misconduct

-        Government announced the Biotech is one of the new technology for future for Korea

 

-        Established GenExel (world’s largest transgenic Drosophila library)

-        Listed KOSDAQ

-        Developing new biologic drugs including humanized antibodies

-        Integrating research outputs from laboratory and industrial innovation

Lucrative future

 

-        2011, the R&D budget will reach 4.5% from national budget

-        Graduate School of BioMedical Science and Engineering

-        Pappalardo hospital

 

 

References

 

Aizu, I., 2002. A Comparative Study of Broadband in Asia: Deployment and Policy. RIETI, http://www.rieti.go.jp/en/events/02042201/report_1.html (retrieved October 5, 2003)

Lau, T., Kim, S. W., & Atkin, D. (2005). An examination of factors contributing to south Korea’s global leadership in broadband adoption. Telematics and Informatics, 22(4), 349-359.

Roger, E., 1962. Diffusion of Innovations. Free Press, Chap IX.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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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리더 인터뷰 #2,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 최영락 박사님 (2008년 4월 6일 at UIUC)


1. 한국과 일본의 과학기술정책비교

- 한국과 일본의 과학기술혁신 정책은 많은 부분 비슷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국의 경우 사회적 환경과 산업 발전 행태가 일본과 유사했던 관계로 그리 된 것이고, 또한 현재까지도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실정과 가장 잘 맞는 Best practice 모델을 적용하려다 보니 일본과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 일례로 한국의 경우 미국과 같은 과학기술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미국과는 달리 제한된 자원/시장/인력/기술수준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육성하는 방식을 따르게 된 것입니다.

- 타이완의 경우 이러한 선택과 집중 방식이 아닌 중/소 규모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효율적 혁신이 오히려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싱가폴의 경우 한국과 같은 규모로 국내시장이나 인력양성이 어려운 관계로 특별히 더더욱 선택과 집중에 투자하고 제한적인 인력을 외국으로부터 많이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 한국과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 National Champion 정책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정부주도로만 되지도 않고 있으며, 많은 부분 그간 발전한 민간부문에 의해 선택되고 혁신활동의 주체 또한 민간분야로 많이 이전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IT 839라는 정부주도 혁신 정책의 경우, 비록 관주도로 강력하게 추진되었지만, 결국 민간부문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던 경우가 있습니다.

- 따라서, 앞으로는 국가기술연구소 (특히, 정부출연연구소)의 경우 세계적 연구 (Frontier 연구)에 집중하여, 이러한 독창적 기술우위를 민간에 전파하려는 활동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 일본의 사례 중에 연구중심대학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세계적 연구성과물이 창출 되는 것이 있는데 (e.g. Tohoku 대학의 Biotech 분야) 한국도 10개 “연구중심대학” 발전이라는 비슷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적 연구성과물 창출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장 좋은 전략의 일환이지 무작정 일본을 따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 국가지원예산문제

- 과학기술분야 예산 삭감문제는 보다 큰 틀에서의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예산 삭감은 과학기술분야 뿐 아니라, 전체 국가예산계획변경의 일환이므로 그간 상대적으로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아왔다면 받아온 과학기술계만 이번 계획에서 예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좁게 생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 2006년 현재 전체 국가예산의 3.26% 를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며 이번 기회에 그간의 비효율적 연구비 관리 행태를 한 번 반성하고 불요불급한 분야의 예산 집행에 대해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그간 과학기술계의 노력으로 위와 같은 예산집행에서 볼 수 있듯 국가의 중요 Player 중 하나로 성장했는데, 최소한 국가정책상 과학기술발전을 통한 혁신역량 강화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는 상태이므로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3. 혁신역량강화를 위한 제언

- 문제는 지금까지와 같이 특별대우(?)를 받아오면서 성장했던 과학기술계가 앞으로는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앞으로 정부주도의 과학기술 투자는 세계적 연구 성과물 창출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1) 기초과학기술분야의 인프라, 2) 연구소/기업/정부 간의 유기적 연계 또는 관리능력, 3) 중, 장기 과학기술전략 수립 능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의 지적활동 (연구활동)이 사회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4. 비정규직 문제

- 과학기술계 비정규직 문제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현재와 같이 정부에서 출연연구소의 T/O를 관리하는 상화에서는 비정규직이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고, 또한 과학기술계의 특성상 인재를 평가할 때 1~2년간의 검증기간이 필요한데 앞으로는 이러한 T/O 관리는 없애고 1~2년간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선발된 인재들이 각 출연연구소에서 세계적 연구에 매진하고 도출되는 성과에 따라 충분한 심적/물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상식적인 인사정책이 도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5. 과학기술계 리더십

- 특히 과학기술계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 과총의 경우, 과학기술계 원로들의 쉼터나 이익단체가 아닌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정책제안 등을 하려고 하고 있으며,

- 현재와 같이 관료들의 Short-term orientation을 Reform 할 수 있는 과학기술계 리더쉽을 길러내는데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특히, 과학기술계 종사자 스스로의 책임도 큰데, 지금과 같이 나눠먹기식 예산 배정 또는 자기 분야에만 몰두하는 편협한 시각을 극복하고 보다 큰 틀에서 전략적인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이를 위해, 능력없거나 리더쉽이 부족한 인사들을 걸러낼 수 있는 공정한 검증절차를 도입하고, Political 한 결정이 아니라 정말로 능력있는 리더들이 자기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큰 틀에서의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과학기술계 리더쉽 개발이 크게 중요한데 이는 시스템적 정비와 더불어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사회가 발전하는 것과 연계하여 곧 (5년~10년) 사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한 젊은 과학기술계 인력들에 의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될 사람 걸러내기가 가장 중요)

- 물론, 우리 스스로도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히거나 (정실인사, 나눠먹기), 검증시스템 정비, 내 것만이 중요하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혁파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진정한 리더쉽 개발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 전제 되어야 하겠습니다.


6. 연구부정행위

- 연구진실성 문제는 앞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검증 시스템과 사회발전과 함께 개선될 것입니다. 아직은 아무래도 세계적 연구 성과물이 나오기 힘든 토양에서 무리하게 연구성과물을 요구하는 관계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지속적으로 검증시스템이 구축되어가고 새로운 인재들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바뀌어 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과거에, 국가과학자, 세계과학자 등의 보여주기식 정부개입이 있었으니 이러한 것으로 인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된 적이 많습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관료주의 병폐 또한 서서히 개선될 것입니다.


7. 결론적으로 한국 과학기술계의 혁신역량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무엇보다도 과학기술계 리더쉽 개발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상식적이고, 눈에 보이는 성과물만이 아닌 기본 토양과 사회적 시스템 그리고 정부의 역량 또한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Interviewer, 최정환)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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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리더 인터뷰 #1, KAIST 생명과학과 유욱준 교수님(Mar 06 2008 at UIUC)


이 글은 2008년 5월 6일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열린 동 대학교 Dr. Hoetker 교수님 대학원 수업인 Innovation Management 과목 중 동아시아 혁신 리더들을 초빙 아시아 각국의 혁신 리더십 (Innovation Leadership) 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활동 중 한국의 대표적 혁신 리더인 유욱준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by 최정환, jeonghwan.choi@gmail.com)  



1. 한국 바이오 제약 분야의 발전 방향은 무엇입니까?

- Bio Industry 중 신약개발은 크게 두 분야, 즉 Biology based pharmaceutical 과 Chemical based pharmaceutical 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대규모 투자 (2,000 ~ 3,000 억 원) 이상이 필요한 Chemical based pharmaceutical 분야 보다는 상대적으로 중, 소 규모의 투자 (30~40 억 원)로도 신약 개발이 가능한 Biology based pharmaceutical 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Biology based pharmaceutical 분야 중 특히, Antibody products (e.g. 항암제) 등에 주력하면서 당분간은 Field test 단계까지 검증을 거친 후, 일단은 1) 대규모 Global 제약회사에 핵심기술을 판매하고, 추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과 함께 2) Global 신약 개발 사업 사업혁신이 일어나도록 할 계획입니다. (2 tier strategy)

- Bio industry 는 특성상 국내시장보다는 Global 시장을 주 Target으로 하고 있고, 그 사장규모는 600조 가량 되는 거대 시장이므로, 한국과 같이 풍부한 Qualified Scientists & Engineer 연구 인력 Pool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 그리고 미래 Bio industry에 대한 확신을 가진 Leadership만 바탕이 된다면 충분히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특히 Leadership의 경우 뚜렷한 Vision과 더불어 관련종사자와 시장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바이오/제약분야 리더로서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 Bio industry leader로서 지난 10여 년간 적과의 싸움을 지속해 왔는데, 그 적이란 1) Political power game 2) Unstructured screening system 3) Perception of Scientists & Engineers 등입니다.

1) Political power game:
많은 과학기술 혁신 정책의 경우, 과학기술계의 저명한 전문가들 보다는 비전문가 그룹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던 경우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실질적이고 구체적 혁신 정책의 실행이 저해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혁신 활동의 증가에 따라 점차 과학/기술/혁신 전문가들이 정책입안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이 전달되고 있으므로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2) Unstructured screening system for Grant:
미국의 경우 peer review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학문적 성과나 학자들이 검증되는 반면 역사적으로 한국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 보다는 Political power game 을 통해 연구비 (Grant) 등이 배정되곤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70~80년대에는 많은 연구 업적 중 20% 만이 가치있는 연구성과라고 여겨졌으나, 이후 90년대에선 (40~50%) 최근에는 70~80% 까지 제공되는 연구비가 가치있는 성과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 경우에는 1 억 원 이상의 Grant 결정시 연구 성과나 가치에 대해 보다 정치적 고려보다는 철저하게 검증하고 다양한 창의적 시도에 투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작은 Grant의 경우는 가능성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아주 만족할만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KAIST, Postech, GAIST 등 Top tier Institutes 들을 선두로 이러한 검증 시스템이 많이 정착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3) Perception of Scientists & Engineers:
많은 경우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과학적 사고에 기인하다 보니 다양한 혁신활동, 사회적 영향력제고 등에 보수적(Conservative)인 경우가 많고, 또한 자신의 분야에 몰두하다 보니 혁신에 대하여 근시안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국가나 산업전체적인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써야 할 유명(Prominent) 과학기술인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여 다양한 연구/혁신 기회를 발굴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Social context (e.g. 주변의 시선) 또는 Politically biased screening system 때문에 보다 과학기술/혁신 정책 수립에 강한 Leadership을 발휘하기 쉽지 많은 않았습니다.

이를 극복해보고자, 해외 여러 저명한 한국이 과학기술자들을 초빙해보기도 했으나, 이 또한 사회적/문화적 차이와 경험의 상이성 (e.g. 소대장/중대장/참모총장)으로 인해 그 효과성이 적어 보입니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이러한 과학기술계 혁신 리더를 배양하고 개발 해야 하는데, 이는 여전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최근 과학기술계의 연구부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얼마 전 발생한 KAIST 내 Bio 분야 연구 Misconduct (김태욱 박사)의 경우 내부 검증 시스템으로 발견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한 첫 사례인데, 김박사의 경우 처음 사소한 착각으로 유발된 문제를 성과에 집착하고, 이를 기업과 연계하여 사업화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Misconduct를 하고, 심지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체에 파견되었던 학생을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이 간접적으로 조사하여 정식 보고체계를 통해 Claim 하게 되었고, 위원회에서 정밀 검토를 거친 결과 심각한 연구 진실성에 결함을 발견하고는 즉각 조치를 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이와 같이 한국 내에서는 서울대사태 이후 Top-tier Institute를 선두로 하여 연구진실성위원회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혹여 있을지 모르는 연구부정 사태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실행해 가고 있습니다.

- Research integrity audit system 의 강화는 보다 상식적이고, 과학적 연구 검증을 통해 보다 투명한 혁신활동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 과학기술계 두뇌유출 문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겠습니까?

- 먼저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합니다. 지금 현재 한국의 경우 국력에 비해 Professional 연구소가 너무 적습니다. 특히 기업체 관련 중, 소 규모 연구소가 턱없이 부족한 편인데 이는 주로 과학기술관련 지식이 적은 분들이 정책/행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벌어진 면도 있는데, 어찌되었건 앞으로는 정부의 경우 대규모 연구소를 산업계는 중, 소규모의 고부가 지식 창출을 위한 많은 연구소들이 생겨나서 고급인력들을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 이를 위해 다양한 리더쉽 위치에 많은 진실된 과학기술계 인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 될 수 있는 채널과 기회를 발굴하는데 노력 하고 있습니다.

- 또한, 과학기술계 리더들은 실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평가 체계 확립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적 고려사항들을 배제하고 솔직하고 정직한 연구 성과 평가시스템을 통해 매일 매일의 진실되고 가치있는 연구 성과물들이 양산되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능력 + 열심 (최선), 능력 + 놀기 (OK), 무능력 + 열심 (최악), 무능력 + 놀기 (OK)


- 일반인을 위한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이것이 Power increase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인들이 보다 대중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가 되는데 기여해야 합니다.

5. 기타

- 현재 전세계적으로 부의 95% 는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 분야의 “돈놀이” 에 의해 주도 되고 있는데, 이러한 돈과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수없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 하기 위해서는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데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극복하기 위한 (Socrates) 인재가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과학기술계에서 이러한 인재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자임하고 싶습니다. 


(Interviewed by 최정환)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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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간 학문 연구 (Interdisciplinary Study)에 대한 것과, 한국의 혁신에 관한 안철수 교수의 Comment가 인상적이고 대체로 동의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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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분자'가 왜 나쁜 말이죠?"
  [인터뷰] 안철수 KAIST 석좌 교수

  2008-08-06 오전 11:36:40






  V3백신 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안철수 의장(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KAIST 석좌교수가 됐다. 그에게는 '전형적인 모범생'이라는 이미지가 늘 따라다닌다. 그를 만난 사람들은 흔히 "매사에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기자와 만난 그는 '전형적인 모범생'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이었다. 우선, 이들을 키워낸 대학의 분과학문 체계에 대해 그는 몹시 부정적이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던 그였지만, 교육과정을 문과와 이과로 획일적으로 구획하는 제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학문 간 장벽'이 견고한 대학 문화에 대해 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통섭'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학문 간 융합'을 이야기하지만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대학 문화 탓에 융합 학문 전공자가 설 자리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의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기업인에서 교수로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었던 그의 경험이 반영된 이야기다.
 
  그리고 '전형적인 모범생'들이 주로 택하는 직장인 대기업의 거래 관행에 대해서도 몹시 비판적이었다. 중소기업과 공존하면서 혁신을 향한 동력을 얻는 미국과 달리, 한국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또 대기업 경영자들이 소프트웨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는데 인색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모범생을 비판하는 모범생'이 설 자리는?"
 
▲ 안철수 교수. ⓒ프레시안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모범생이다. 대학 시절, 그는 취미로 바둑을 배우면서도 바둑 교재를 꼼꼼히 섭렵한 뒤에야 바둑돌을 잡았다고 했다.
 
  기업 경영에 대해서도, 그는 '교과서'에 담긴 원칙과 기본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가 전권을 휘두르는 기업 경영 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사회가 경영자를 적절하게 견제해야 하며. 그러려면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을 곁들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운동의 과제가 아니라 당연한 원칙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뜻이다. 정상적인 시장 경제를 위한 원칙이 교과서 속에만 가둬져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불거진 삼성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전형적인 모범생' 집단으로 알려진 삼성의 경영 방식은 '교과서'와 거리가 아주 멀었다.
 
  '모범생을 비판하는 모범생'이 된 그가 올해 2학기부터 학생들을 가르친다. 소속은 '학제학부(College of Interdisciplinary studies)'. 낯선 이름이다. KAIST 측의 설명에 따르면, "다학문의 융합을 추구하며,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학부다. 이곳에서 그는 이공계 학생들이 경영에 관한 소양을 키우도록 돕는 일을 맡는다. "문과와 이과의 벽, 학문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던 그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다.
 
  지난달 31일, 안철수연구소에서 그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간추렸다.
 
  "'전문화'가 진행될 수록, 다양한 분야를 접목시키는 역할이 중요해진다"
 
  <프레시안> : 과거 인터뷰에서 공학 교육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 공학이 법학, 경영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과 교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KAIST에서 이런 구상을 구현할 기회가 생겼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안철수 : 경영대학원 교수가 됐다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나는 대전에 있는 공과대학 소속이다. (KAIST 경영대학원은 서울에, 공과대학·자연과학대학 등은 대전에 있다.) 공학과 경영학을 접목시키는 게 내 역할이다. 한 가지 전공도 잘 하기 어려운데, 두 가지를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두 영역에서 접점을 찾아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는 사람이 필요한 때다. 학문과 기술이 전문화될수록, 이런 역할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난다.
 
  '세계화'에 관한 인상적인 책을 여럿 남긴 토머스 프리드먼을 예로 들고 싶다. 그는 <뉴욕타임즈> 중동 특파원으로 오래 일했다. 이어 그는 월스트리트 금융가를 경험했다. 이 두 경험을 아우르면서 그는 '세계화'에 대해 빼어난 통찰을 하게 됐다. 중동의 역사는 서양 근대사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중동 특파원 시절의 경험은 특수하면서도, 동시에 보편성을 띤 것이었다. 이런 경험이 다른 경험과 만나면서,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지식과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융합학문' 전공하면 직장 구하기 어려운 나라가 한국"
 
  <프레시안> : 한국에서는 학문 간 장벽이 두터운 편이다. 또 직종 간 장벽도 두텁다. 그래서 다른 영역들을 오가면서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사람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안철수 : 그렇다. 그게 너무 답답하다. 한국에선 대학에서나, 사회에서나 분야와 분야 사이의 벽이 너무 높고 두텁다. 다른 분야에 대해 이해도 못하고, 포용력도 없다. 대신, 편견은 강하다.
 
  요즘 '통섭'(統攝. 지식의 통합을 뜻한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에드워드 윌슨의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번역하면서 사용한 말이다.)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그래서 학문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그저 말뿐이다. 현실 속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융합학문을 전공한 사람들이 직장을 잡기 어렵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법학과 의학을 함께 공부한 사람의 경우를 보자. 이런 사람에 대한 수요는 아주 많다. 생명공학 분야의 저작권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또 의료 소송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의료 윤리·생명 윤리 쪽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이들 세 가지 분야 모두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이들 분야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왜 '100%'만 원하나"
 
▲ ⓒ프레시안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의학과 법학을 함께 공부한 사람은 의과대학에도, 법과대학에도 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의과대학에서는 '100%' 의대 일을 봐줄 사람을 원한다. "의대 T/O로 뽑았는데, 왜 법대 일을 하느냐"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의학과 법학 사이를 오가는 사람이 설 자리가 없는 게 당연하다. 법과대학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윗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로 부딪히는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과 공공기관, 기업을 이끄는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런 생각이 없다.
 
  학문과 산업에서조차 '네 편, 내 편'을 나누는 버릇은 어리석은 짓이다. 전형적인 흑백논리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관행이 아주 견고하다.
 
  '회색분자'라는 말이 안 좋은 어감으로 통하는 데서도 드러나는 사실이다. 참 궁금하다. '회색분자'가 왜 나쁜가.
 
  "'수학 잘 하면 이과, 영어 잘 하면 문과'라는 허무맹랑한 편견을 깨자"
 
  어리석은 이분법의 사례로 또 꼽을 수 있는 게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다. 이런 황당한 제도가 왜 아직까지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일본 정도를 제외하면,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제도다. 외국에서 유학하고 온 사람도 많은데, 이런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그리고 이런 구분이 낳은 폐해는 심각하다.
 
  경영학은 흔히 '문과' 학문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수학 잘 하면 이과, 영어 잘 하면 문과' 라는 식으로 진로를 정한다. 그래서 수학적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주로 이과 계열 전공을 택한다. 하지만 경영학, 경제학 가운데 재정·금융 분야를 공부하려면 고도의 수학적 재능이 필요하다. 근거 없는 문과-이과 구분 탓에 수학적 재능이 있는 인재들이 자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진출할 길이 막힌 셈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해놓고 정부는 '금융 허브'라는 구호를 외친다. 답답한 노릇이다.
 
  엔지니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학은 대체로 '이과' 전공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는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외국어 능력, 의사소통 능력, 비즈니스에 대한 안목 등이다. 이과 영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 영역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유능한 엔지니어가 될 수 없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력 등은 엔지니어에게 필수적이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수학 잘 하면 이과, 영어 잘 하면 문과'라는 식의 허무맹랑한 편견을 바탕으로 중등 교육과정을 운용하나. 학문을 위해서나, 산업을 위해서나 이런 상황은 빨리 바뀌어야 한다.
 
- "[교육과정 논란] '문과-이과 구분부터 없애자'" 기획 기사 모음
 
  ☞ "경직된 문과-이과 구분이 '황우석 사태'낳았다"
  ☞ "문과-이과의 차이는 제도가 만든 허상에 불과"
  ☞ '하얀 거탑' 속에는 무엇이 있나?
  ☞ '핀란드 교육'이 부럽다고요?
  ☞ 과학수업이 FTA를 만났을 때…

  "'안정'만 꿈꾸는 20대, 사회 탓이다"
 
  <프레시안> : 이공계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창업에 따른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호사, 의사 등처럼 자격증으로 보호받는 전문직이나 공무원, 공기업 직원 등처럼 고용이 보장된 직업으로 젊은이들이 쏠리는 경향이 과거보다 더 거세졌다.
 
  안철수 : 소설가 공지영 씨가 지금의 20대를 가리켜 "역사 상 가장 안정 지향적인 20대"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놓고 젊은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다. 젊은이들을 특정 진로로 몰아넣은 책임은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젊은이들로 하여금 안정 지향적인 선택을 하도록 강요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창업'에 국한해서 이야기 하겠다. '창업'은 '모험'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은 왜 모험을 꺼릴까. 네 가지 가능성을 놓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사업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둘째는 "성공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점이다. 셋째는 "성공 확률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넷째는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첫째와 둘째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첫째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어느 시대에나 나왔던 이야기다.
 
  둘째는 첫째보다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보상이 적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이 작전 세력에게 놀아나는 탓에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적어졌다. 대신, 작전 세력이 보상을 챙기게 돼 있다. '재벌 2세가 투자했다'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폭등하는 시장은 정상적인 시장 기능을 못하는 곳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장 중에서 이런 곳이 또 있나 싶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곧 바뀌리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기업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게 되고, 창업자 역시 정직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값 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력 파견업체인가"
 
  문제의 핵심은 셋째와 넷째다. 신규 창업을 했을 때 성공 확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인터뷰에서 여러 번 설명했다. 우선 기업가들의 실력이 없다. 또 벤처기업 산업 인프라가 너무 취약하다. 대학, 벤처캐피탈, 금융권, 아웃소싱 업체, 정부의 R&D 정책 등이 인프라인데 모두 엉망이다. 그래서 창업자는 선진국에서라면 할 필요가 없었을 일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이렇게 힘이 분산되면, 경영이 어려워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신규 창업이 실패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다. 이게 핵심이다. 현재의 거래 관행은 중소기업이 거둔 이익을 대기업이 모두 가져가도록 돼 있다. 당연히 중소기업은 새로운 인재를 키우고, 신기술을 개발할 여유가 없어진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값 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력파견업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시장상황과 기술 환경이 바뀌면, 이런 회사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여유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중소기업의 성공률은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금융권이 져야 할 부담을 왜 기업에 떠맡기나"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젊은이들이 창업을 꺼리는 이유로 하나만 꼽으라면 이것을 들겠다. 한국에서는 기업하다 망한 사람이 재기하는 게 너무 힘들다. 젊은 시절 저지른 한 번 실수 때문에 '금융사범'이라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다녀야 한다.
 
  이런 상황의 핵심에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가 있다. 금융권이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제도다. 금융권이 돈을 빌려줄 때 사업의 가능성과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이런 평가에 따라 대출 여부를 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평가를 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금융권은 이런 실력, 즉 '리스크 관리 능력'이 없다.
 
  능력이 없으면, 키워야 하는데 한국 금융권은 다른 방법을 썼다. '연대보증'을 통해 모든 위험을 대표이사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울 필요가 없다. 골치 아프게 공부해서 실력을 쌓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돈 장사'하는 것을 누가 못하겠나.
 
  금융권이 져야 할 부담을 기업에 전가시키는 구조다. 새로 창업하려는 사람이 두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예를 들어보자. 그곳에서는 망하는 회사를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경영자를 찾기 힘들다. 망한 기업인들에게도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실패 경험을 통해 더 성숙하고 유능한 기업가로 거듭난 사례가 널려 있다.
 
  "미국에선 대기업이 '덤핑'…한국에선 망할 회사가 '물귀신 덤핑'"
 
  최고 경영자는 사업을 접어야 할 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이건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다. 만약 사업이 승산이 없다고 여겨지면, 미국에서는 최고 경영자가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경영자는 이윤을 내지 못하는 사업도 포기할 수 없다. 사업을 접는 순간, 회사 빚이 개인 빚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대목이다. 혼자 빚을 떠안고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영자는 무조건 버티기만 하려고 한다. '갈 때까지 가자'는 식이다. 명백하게 손해나는 사업인데도, 당장 현금만 쥘 수 있다면 무조건 한다. '운전 자금' 마련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망해서 기업가가 범죄자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는 게 목표인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이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다. 미국에서는 대기업이 주로 '덤핑(헐값 판매)'을 한다. 중소기업을 망하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반면, 한국에서는 위태로운 기업이 덤핑을 한다. 부도를 면하게 위해서다.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이 워낙 많아서, 이런 식의 덤핑이 비일비재하다.
 
  "'눈 먼 돈' 연결해 주는 브로커들, 산업을 초토화 시킨다"
 
▲ ⓒ프레시안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덤핑'을 하는 기업들은 물귀신처럼 멀쩡한 회사까지 위기로 몰아넣는다. 결국, 모든 회사가 적정 이익을 보장받기 어려워진다.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신규 채용, 임금 인상을 억제하게 된다. 산업이 초토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게 이른바 '눈 먼 돈'이다. '눈 먼 돈'과 회사를 연결시켜주는 브로커들이 곳곳에서 휘젓고 다닌다.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집행되지 않는 예산을 끌어당기는 브로커들이다.
 
  이들은 사업 제안서를 대신 써주면서, 경영자에게 '눈먼 돈'을 연결시켜 준다. 대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챙긴다.
 
  '눈먼 돈'으로 위기를 넘긴 경험을 한 경영자는 브로커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길게 보면, 산업 전체가 공멸하는 길이다.
 
  "구글은 중소기업 위한 '우산' 역할하는데, 한국 대기업은…"
 
  <프레시안> : 과거 인터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 자주 이야기 했다. 대기업만 중시하는 정책 기조 속에서 이런 지적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벤처기업을 경영해본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안철수 :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관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 그래서 무척 허탈하다.
 
  얼핏 생각하면, 미국에는 구글처럼 거대한 회사가 있으니까 작은 회사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구글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작은 회사들이 성장하는 쪽에 가깝다.
 
  물론, 구글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자선단체가 아니다. 한국 대기업과 달리, 구글은 왜 중소기업을 위한 '우산' 역할을 하는 걸까. 답은 '이노베이션(혁신)'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쏟아진 혁신적인 아이디어 가운데 90%가 중소·벤처 기업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10%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작은 회사들이 살아남아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계속 쏟아질 수 있다. 또 이런 아이디어들이 시장에서 검증받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대기업은 이런 아이디어들을 기업 인수·합병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대기업은 혁신적인 성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 외부 충격에 약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방치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밖에도 많다.
 
  중소기업은 '국가경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는 외부 충격에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생생하게 겪은 일이다. 위험 분산을 위해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균형 있게 키워야 한다. 한국 경제는 우리 세대만을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이 흔들려도, 다음 세대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 체질을 만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 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삼성·현대·엘지 등 재벌은 규모가 더 커졌다. 과거에는 국내 대기업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하지만 고용은 더 줄었다.
 
  외환위기 이전에 200만 명 수준이던 대기업 고용이, 이제 13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문제는 대기업이 아무리 성장한다 해도, 고용은 계속 줄거나 제자리걸음 수준일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천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중소기업이 고용을 조금만 늘려도, 고용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 망하면, 대기업도 손해"
 
  이런 면에서 정부 당국자들의 태도는 답답할 때가 많다. 과거 한 토론회에서 경제 부처 장관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 장관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전체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서 놀랐다. 그리고 돈도 얼마 되지도 않는 시장에 너무 많은 인력이 매달리고 있어서 또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소프트웨어 산업이 중요한 것입니다"라고.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시장이 조금만 더 커져도 많은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이 망하면, 대기업도 결국 손해다.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망하거나 불안정해지면, 대기업 제품을 살 소비자도 사라진다. 대기업은 해외로 수출하면 된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외에서 잘 팔리는 상품 역시 대부분 국내 소비자들에게 검증을 거친 것들이다. 국내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출도 쉽지 않다. 어떤 회사건 먼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뒤 해외로 나가는 게 자연스런 순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인 소프트웨어ㆍ콘탠츠도 '제 값' 쳐 줘야…"
 
  <프레시안> :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식 노동자의 수가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지식 집약적인 산업을 키워야 한다. 소프트웨어, 문화 콘탠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던 시절, 이런 문화 때문에 고생했다고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생산하는 지식 산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안철수 : 경영자 시절, 소프트웨어 산업의 전망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발제를 하면서 정보 산업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인터넷으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유명 전자업체 CTO(기술 담당 최고 임원)이 다가와서 한마디 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인터넷이라는 구분 방식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했다. "소프트웨어는 결국 하드웨어를 동작하기 위한 부품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두 가지를 어떻게 같은 급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느냐"라는 이야기였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언젠가 보니까, 이 회사는 아이팟을 만든 미국 애플사를 벤치마킹한다고 했다. 소프트웨어를 경시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절대 이 회사는 아이팟과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아이팟의 성공은 '아이튠즈'라는 소프트웨어 때문에 가능했다.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가 종속돼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압도하는 가치를 지니는 경우도 많다.
 
  "표절에 관대한 문화'가 지식산업 망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경시하는 풍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하다. 앞서 이야기한 대기업 임원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아주 흔하다는 뜻이다.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지적 재산권이 보호받기는 어렵다. 지식 노동을 통해 생산한 소프트웨어, 콘탠츠 등을 불법 복제하는 일을 막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래서는 지식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흔히 한국은 일본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하지만, 지적재산권에 대한 태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일본에서는 백신 소프트웨어를 팔 때 두 명에게만 권한을 줘서 파는 경우가 흔하다. PC(개인용 컴퓨터)를 두 대 갖고 있는 가정을 위한 상품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에서는 가정용 컴퓨터 한 대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나머지 한 대에는 그냥 복사하면 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영화 등 문화 콘탠츠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다르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불법복제가 흔하지 않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의 지적 재산을 침해하는 일이 '불법'일 수는 있어도, '죄'는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지식 인프라가 워낙 취약한 사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대학생들이 외국 교재를 복사해서 공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남이 생산한 지식을 습득하기만 하던 상황에서 생긴 관행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이 지식산업을 키우려면, 지적재산권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표절에 대해 관대한 문화 역시 걸림돌이다. 학생들조차 표절에 대해 죄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 속에서 지식 산업이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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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왜 '운동 하는 사람들'만의 관심사인가"
 
▲ ⓒ프레시안

  <프레시안> :
정보기술(IT) 산업은 대표적인 지식산업이다. 하지만 IT산업을 이끌고 있는 포털 업체들이 오히려 지식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서 콘탠츠 가격을 무리하게 낮춘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콘탠츠와 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철수 : 포털 산업은 한국 경제사를 통틀어 가장 빨리 성장한 분야일 게다. 그래서인지, 지식산업에 어울리는 경영 방식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기업이 이미 만들어 놓은 관행을 따르곤 한다. 중소기업을 쥐어짜는 관행이다. 하지만 이런 관행은 경영상의 불투명한 요소와 관계가 있어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대기업이 제대로 거듭나려면, 결국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꿔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만약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겸한다고 생각해보라.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고 여길 게다. 특정 개인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지 않기 위해 고안된 '3권 분립'은 상식으로 통한다.
 
  하지만, 기업의 세계로 넘어오면 이런 상식은 곧잘 무시당한다. 경영자를 견제하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라고 하면, 다들 이상해 한다. 하지만, 그게 원칙이다. 또 대주주라는 이유로,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이런 간섭을 용인하기 시작하면, 투명한 경영은 불가능하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왜 이런 당연한 주장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와야하는지 모르겠다. 정상적인 시장경제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일이다. 누구나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포털이 바뀌어야 IT가 산다"
 
  대기업이 바뀐다면, 이들을 모방한 다른 회사들도 덩달아 바뀔 게다. 하지만, 대기업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포털 업체들이 먼저 스스로 혁신했으면 좋겠다. 이들은 역사가 짧은 만큼, 개혁도 쉽다. 그리고 포털이 바뀌어야 IT 산업, 콘탠츠 산업이 살아날 수 있다.
   
 
  성현석/기자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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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느 물리학자가 보는 이공계 위기의 본질 /가이우스

[출처가  아주 명확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나마 한겨례 신문에 올라와 있는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도표등은 제가 임의로 삽입하였습니다..]

http://bbs2.hani.co.kr/Board/ns_eng/Contents.asp?STable=NSP_005016000&RNo=2826&Search=&Text=&GoToPage=1&Idx=6940&Sorting=1

2004-02-06 오후 2:03:28


“이공계 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제언"

먼저 제 소개를 해야겠군요. 저는 1971년 생으로, 1990년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학부 5년 다니는 동안은 열심히 데모만 하다가 동 대학원에 진학하여 지난 2001년 박사 학위를 받고 2001년 3월부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BK21 사업단의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물리학자입니다. 아직은 내세울만한 업적도 없고 박봉(연봉 1400)에 시달리지만 나름대로 제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근래에 인구에 회자되는 이른바 “이공계의 위기”에 저 역시 큰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나 각종 언론에서 제기하는 위기의 진단과 해결책이 뭔가 본질을 비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자연과학대학, 그리고 물리학과, 그것도 입자물리 이론이라고 하는 매우 좁은 분야에서 연구하는 사람이라, 다른 분야에 대해 제 분야만큼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특히, 공과대학의 세세한 형편이나 분위기는 전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그리 영민치 못한 관계로 제 생각이 제 주변의 매우 협소한 고민거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걱정도 사실 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정부에서 “이공계” 종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으리라는 판단에 제 짧은 생각을 글로 옮깁니다.저는 많은 중요한 통계적 수치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제가 본문에 간혹 인용하는 숫자들도 혹 잘못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이 점 미리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편의상 경어가 아닌 평어로 쓰게 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이공계의 위기인가, 공대의 위기인가?

최근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의 위기의 “증상”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 고등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
- 이공계 대학생들은 대학에서 딴짓 [사시나 행시, 아니면 수능 다시 봐서 의·치·한(의대·치의대·한의대) 등] 을 많이 한다.
- 대학생들이 졸업해도 취직이 잘 안 된다.
- 어렵게 취직을 해도 돈을 많이 못 번다.
- 저임금에 만족하고 살려고 해도 사회적 박대와 국가적 냉대가 심하다.
- 그나마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도 점점 빨라진다 (원래 빨랐다).
- 이 모든 현상을 듣고 보고 자란 고등학생들이 더더욱 이공계를 기피한다.
- 이로써 이공계 위기(혹은 기피)의 악순환이 완성된다.

각종 매체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 떠도는 이공계 위기와 관련된 내용은 위 싸이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공계 당사자들이 제기하는 문제들도 위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좀 더 축약해서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 많은 일들을 했는데 왜 대우가 이 모양이냐”로 요약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정원 50명 서울대 생명공학부 30여명이 `의사 되겠다` 도전, joins.com, 2007년 2월 27일]

그런데, 나는 이런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왜 내가 고민하는 것은 저기 없을까, 왜 다른 업계 종사자들 얘기처럼 들릴까, 난 이공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이공계생들이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하거나 창업하는 반면 나는 계속 학교에 남아 있어서 그런 줄 알았다.그러나, 내 고민이 깊어질수록 나는 위의 “악순환 공식”이 그저 사태의 겉모습, 극히 일부 드러난 부분만을 표현할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이건 제대로 된 진단이 아닐 뿐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을 내어 올 수 없다.

대부분의 이공계생은 공대생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공계생은 회사에 취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대생과 그 중의 다수인 기업체 엔지니어의 “처우개선”이 “이공계 위기”의 처음과 끝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기껏해야 “공대생의 위기”에 불과하다. 물리학자로서의 나의 고민, 나의 위기, 나와 내 동료들의 암담함은 그 뻔한 레퍼토리 --- 열악한 환경, 냉대와 무시 등 --- 로 담아 내기엔 뭔가 부족하다.이공계의 위기는 결코 공대의 위기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공대의 위기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이공계의 위기는 또한 이공계“만”의 위기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2. 패러다임의 변화, 이공계의 위기의 본질은 학문의 위기이다.

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내 주장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공계 위기의 본질은 학문의 위기의 전면화이다.”

나는 이 글에서 내 주장을 논증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보다는, 우리가 이공계 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학문의 위기를 들고 나온 중요한 계기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제시하는 이공계 위기의 현실이나 해결책들이 지극히 “경제논리”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학문과 경제를 분리해야 한다. 이 말이, 학문과 경제가 아무런 상호작용 없이 각자 따로따로 놀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건 아마 다들 잘 이해하리라고 본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학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문 그 자체 내의 내적 논리, 다른 그 어떤 분야의 논리가 아닌 학문 그 자체의 발전 매커니즘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 우리나라 '이공계'가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사실이고 또한 내세우고 싶은 치적이 많긴 하겠지만, 오히려 이런 주장들이 나중에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가 있다.

왜 학문의 존재 이유를 국가의 경제발전에서만 찾아야 하는 건가?

한 나라의 학문의 발전과 융성은 다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다른 그 무엇과도 비교되거나 대체될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지적 발전의 맥을 도도히 이어가는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전 인류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봉사하게 되는 숭고한 뜻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들이 한낱 돈 몇 푼의 논리에 빗대어 얘기되어서야 학문이 경제의 노예밖에 더 되겠나.

이공계인들의 푸념을 단순화하면, 우리가 국가 경제 발전에 크나큰 도움을 줬는데 왜 지금 우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또 한편으로 보자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능력이 결국 돈을 얼마나 벌어 들이느냐로 가치매김해 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학자인 나로서도 이와 관련해 할 말은 많다. 대한민국 대표 상품인 반도체 개발에 고체 물리학이 기여한 바는 가히 절대적이다. 인터넷을 처음 개발한 곳이 유럽 공동 입자 가속기 그룹 (CERN)이고, 전기를 발견하여 모든 국민들로 하여금 “사용료”를 내게 한 장본인도 영국의 물리학자 패러데이였다. 그러나, 예컨대 전자기 유도의 발견의 가치가, 지금까지 인류가 전기 사용료로 지불해 온 액수로만 매겨질 수 있을까.

돈벌이가 지상명령인 기업체에서는 이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체를 벗어난 다른 곳 (특히 대학) 에서까지 이런 경제논리가 팽배해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다. 당장 돈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이공계인들은 나가 죽으란 말인가. 경제논리는 몇몇 잘 나가는 공대 출신 엔지니어들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좀 더 많은 돈을 얻어내기 위한 논리일 뿐이다. 전체 이공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내세워 사회적 가치판단을 내리게 하여 결국 자기가 속한 그룹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것은 집단 이기주의다. 경제논리는 당연하게도 기업에서 대환영이다. 그들은 고급 인력과 고급 기술과 고급 지식을 아주 값싸게 얻을 수 있다. 돈 안 되는 이공계 분야를 마치 손 안 대고 코 풀 듯 이공계 자체의 몸값 높이기 경쟁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 정책에 의해, 그리고 전 사회적인 돈벌이 지상주의에 의해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논리에 매몰되면 결국 이공계 위기의 문제는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 이기주의가 될 수밖에 없다. '이공계'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면서, '과학기술자'들은 대부분 기업이나 국가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혹은 경제발전의 원천기술을 만들어내고 그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들 쯤으로 인식되는 것 또한 경제논리가 빚어낸 비극이다. 그런 '이공계' '과학기술자' 속에서 나 같은 입자물리학자가, 남극 세종기지의 대원들이 설 자리는 없다.

이공계의 위기가 이렇게 전면화되기 몇 년 전인 1995년 경 주요 대학에서 학부제가 실시되며 많은 대학 교수들은 우리 나라 기초 학문의 위기를 경고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5년쯤 전에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돌았다. 뒤집어서 말하자면, 지금 이공계의 위기는 1990년대에 줄기차게 경고되었던 이른바 “학문의 위기”의 완결판인 셈이다. 이공계 문제를 경제논리가 아닌 학문의 논리로 바라봐야만 이공계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이 온전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학문적 성과는 그 자체로서 고유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부나 언론 뿐만 아니라 이공계인들조차 자신의 존재 근거를 “경제발전”에서 찾았었다. 이런 관점은 근본적으로 기업 중심적이기 때문에 이공계 자체의 발전 논리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공계가 정말 사회에서 대접받으려면 지금처럼 이공계가 경제논리 앞에서 경쟁해서는 안 된다. 그 반대로, 사회와 기업에서 “모셔 가도록” 하려면 이공계 스스로의 존재 근거와 자신만의 가치를 살려야 한다. 즉, 기업체들이 경쟁하도록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에서부터 이공계를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 있는 학문으로 바라봐야 한다.

정부의 시선이 기업에만 집중되어 있는 이상 이공계 위기에 대한 의미 있는 대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껏해야 이공계생 장학금 지급이나 고위 공직자 쿼터제 등의 땜빵책 뿐이다.


3. 학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볼 때, 학문이 융성하지 않고서 한 나라나 세력이 융성했던 적이 있었던가 자문해 보면 그 대답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학문이 살아나야, 학자들이 대접받아야 나라에 미래가 있다는 그 진부한 말을 나는 이공계 위기에 대한 근본대책, 가장 확실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우리 나라의 물리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나라의 인문학이 융성해야 된다고 확신한다.

왜 그런가?

인문학이야말로 모든 학문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발전하고 융성하여 학자들이 넘쳐나고 대중화되어 있다면 그 사회는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일 것이다. 목소리의 크기보다는 이성과 토론이 지배하고 다양한 가치들이 그 존재의의를 서로 인정받으면서 상호침투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그런 사회 말이다. 이런 사회풍토 속에서라야만 그 어떤 다른 학문도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다. 물리학이나 여타의 공학도 이런 비탕 위에서 제자리를 찾아 발전할 수 있다. 흔히 말하기를, 우리 나라 학생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창의적인 연구는 약하다고들 한다. 그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인문학적 풍토의 척박함이다.

이렇게 인문학과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학자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된다. 아니, 정부가 나서서 기초학문 하는 학자들을 중심에 놓고 국가 정책을 펴야 학문이 발전한다. 그래야, 기업체에서 공학자, 물리학자를 “우습게” 혹은 “싸게” 보지 못한다. 지금 우리 나라의 전반적인 국가 정책은 정반대이다. 국가와 정부 관료들이 먼저 나서서 학자들을 “우습게”, 그리고 “싸구려” 취급한다. 어떻게 하면 대기업들에게 고급 인력을 값싸게 공급할 것인가만 생각한다. 이래서는 학문이 죽는다. 아니, 이미 죽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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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i-bait.com, 인문학 위기]

나는 사실, 이공계의 위기도 문제이지만 우리 나라 인문학의 위기, 혹은 사망선고가 훨씬 더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누가 인문대 대학원 진학해서 공부하려고 하겠나. 교수도 태부족이고 병역 특혜도 없다.
서울대에 가면 규장각이라고 있다. 주로 고문서들 보관하고 있는데, 도대체 이 속에 어떤 문서들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들었다. 박사급 인력을 몇 명만 투입하면 값진 논문들 쏟아질 판이라는데, 이걸 못할 정도로 고급 인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1년에 몇 억이면 아주 훌륭하게 자료들을 보관할 수 있는데도 그 몇 푼 안 되는 설비비가 없어서 자료들이 먼지 뒤집어 쓰고 썩어 간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의 인문학 수준이 이 모양이니 프랑스에서 이걸 트집 잡아 외규장각 도서 못 돌려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도대체가, 퇴계와 율곡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연구소가 일본에 몇 배나 더 많은 현실에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얘기한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중국은 이른바 동북공정을 10년도 넘게 준비해 왔는데, 우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고구려를 공부하니 어쩌니 난리 법석이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 땅의 인문학이 얼마나 피폐해 있는지 일일이 경우를 다 세기도 힘들다.

오랜 군사 독재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편법과 술수, 반칙, 적당주의, 지역주의, 권악징선 등등이었다.

이런 폐습들이 이제는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로 발목을 잡고 있다. 원칙을 세우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귀찮거나 번거롭다거나 바보같은 짓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 “기본”에 대한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서 선진국 진입이나 소득 2만불 시대를 말할 수는 없다. 지난 국민의 정부가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아마 이런 맥락이었으리라.

기본이 바로 서고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로 해야 할 일들이 많겠지만, 그 사회의 기초학문, 특히 인문학을 제대로 세워 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얘기하는 “국민들 의식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한 사회의 인문학의 성숙도와 결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여태껏 우리 나라 정부가 국가적인 사업으로 학문을 진흥하려고 한 정책을 잘 알지 못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의 기틀을 잡고 태평성대를 이룬 시대에는 빠짐없이 학문장려책이 중요 국책사업으로 들어가 있다. 이 땅에 공화국 정부가 들어선 지 무려 반 세기가 훨씬 지났건만 아직 제대로 된 국책 사업으로서의 학문진흥책이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군사 독재가 30년 이상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어쨌든···).

인문학이 무너진다는 얘기가 나온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당시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학자들의 경고가 이제는 전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이공계 위기로 다가왔다. 한두 해 동안에 이공계 위기가 찾아온 게 아니라 우리 나라 전반적인 학문의 위기가 말기암 시기까지 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그만큼 그 처방도 담대하고 근본적이어야 한다.


4. 문제는 돈이 아니라 MIND이다.

우리 나라의 기초학문이 튼실하지 못한 이유를 흔히 여유롭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돌리곤 한다. 무한 경쟁의 시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일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생존전략이라는 공식이 상식이 된 지 오래다. 당장 몇 년 안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세계에서 도태되고 마는 냉엄한 현실 속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초 학문에 “한가하게”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데, 정말 우리 나라에 돈이 없어서 이 땅의 기초 학문이 아사 직전인 것일까.

나는 무엇보다 국가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의 마인드를 문제 삼고 싶다.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나라는 세계 13대 경제 대국이다. 돈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예컨대, 제일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쏟아 부은 공적자금이 무려 30조가 넘는다. IMF 이후 금융권에 이런 식으로 들어간 돈이 내가 들은 것만 200조 가까이 되고 그 중 60% 이상이 회수 불능이라고 한다.

경제 논리에서 따져 보자면 이렇게 공적 자금을 붓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논란도 많을 것이다.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우리 나라 재경부 관료들은 자기들 생각에 은행 하나가 쓰러지면 국가 경제가 결단날 것이라고 판단되는 그 즉시 수십 조원을 동원한다. 그 돈의 원금조차 제대로 회수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도 그 많은 돈을 끌어 댄다. 그만큼 은행 하나의 흥망성쇠가 국가 존망과 직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대학이 망해가고 중고등학교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데,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재경부가 언제 수십 아니 수 조 원이라도 긴급 투입한 적이 있었나 라는 것이다.

학문이 망해 간다고 아우성친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건만 국가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에 큰 문제가 생겼는데도 그게 어찌 부실은행 하나의 존망보다도 못할 수 있단 말인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 우리 나라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재경부 나으리들은 적어도 학문의 중요성, 대학이 쓰러져 가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 그것이 국가의 존망에 곧바로 직결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전혀 체감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학문에 관한 마인드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디 이 뿐이랴. 정부에서는 선뜻 큰 돈을 들여서, 아니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서 학자들과 연구소와 대학들을 위해 장기적인 정책을 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학문이 융성해지려면 갖가지 제도와 시설과 사회 시스템이 잘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사회의 중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인재 양성 인프라가 거의 전무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내실 있게 구축될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회 간접자본의 경우와는 비교도 안 된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였던 인천국제공항을 볼까. 여기 들어간 돈이 약 5조원(?)이다. 애초에 인천 앞바다에 바다를 메워 거대한 허브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 자체에 반대도 많았다. 건설하는 동안에는 내내 부실공사 시비와 경제성이 의심받았다. 인천공항은 아직 적자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중요한 국책 사업이라며 그대로 밀고 나갔다. 성공 가능성이 100%여서가 아니었다. 신공항의 존재가 향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SOC 중의 하나라는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와 걱정과 우려와 적자를 무릅쓰고 “강행”한 것이다. 왜 이런 과감한 결단을 학문 인프라 구축에는 하지 못하나.

또 어떤 사람들은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 또한 뜻을 먼저 세우고 방법을 찾으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조세와 국방은 국가 정책의 근본을 이룬다. 사회 일각에서는 부유세 신설도 제기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부자들한테서 특별세 걷어 오로지 학문진흥에만 지원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법인세 1%를 주장한다. 연간 2천억원 정도 된다. 연간 2천억이면 내가 알기로 현재 진행 중인 BK사업보다 오히려 많을 것이다. 마인드만 바꾸면 얼마든지 돈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국방비를 제대로만 써도 돈을 좀 남길 수 있다. 현재 군납비리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 우리 나라 한 해 국방비는 대략 17조 6천억 정도 된다. 그 중 60만 대군을 먹이고 재우고 입히는 데에 적어도 60%가 쓰인다. 이런 곳에 들어가는 군납품은 그리 중요한 기밀이 될 것도 없다. 이거 모두 인터넷 경매 붙이면 적어도 반값에 조달할 수 있다. 예전에 정부 모 부처에서 부처 조달품을 인터넷을 통해 경매로 조달한 결과 예전보다 70%의 비용을 절감한 예가 있다.

17조원의 60%면 10조가 넘는다. 그 중 절반을 아끼면 연간 무려 5조원이 남는다. 병사들 먹이고 재우는 문제,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만큼이나 학자들 먹이고 재우는 문제도 중요하다. 하루라도 병사를 먹이지 않으면 국가 존위가 위태롭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학자들이 굶고 있어도 또한 국가 존망이 위태하다는 것은 아무도 느끼지 못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MIND이다.

어디 돈 나올 구멍이 이것 뿐이겠는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은 헛말이 아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 성공적으로 잘 했다. 차세대 생존전략 10대 과제 선정해서 올해부터 당장 연간 3조원씩 들어간다. 잘하는 일이다. 이제는 학문진흥을 위해서도 제발 장기적인 “국책사업”을 벌여야 한다 (BK21 사업은, 우선 예산 규모 면에서 “국가적 사업”에 끼지 못한다).

돈 없다고 하기 전에 우리 “마음”은 있기나 한지, 학문이 망해 가는 것이 은행 문 닫는 것만큼, 휴전선 장병들 굶기는 것만큼 절박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그것부터 먼저 자문해 보라.


5. 인재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위기 극복 방법에 대해 얘기해야겠다. 정부에서도 간혹 학문을 진흥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은 잘 하는데 (특히 선거철에), 진심인지 거짓인지 알 수는 없어도 그 다음에 나오는 대책들 보면 나 같은 과학자들 속을 시원하게 해 주지 못한다.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이 내놓는 대책의 비전은 원론적인 얘기들 뿐이고 구체적인 정책은 급조된 땜빵들이 대부분이다.

이공계 위기를 정말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싶다면, 다음 제안에 귀기울이기 바란다.

첫째, 경제논리를 버려라.
둘째, 고속철 하나 더 건설한다는 심정으로 “국책사업”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한다.
셋째, 고급인력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라.
넷째, 인재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라.

첫 번째와 두 번째 항목은 앞서 이미 장황하게 설명했었다. 특히 첫 번째 항목과 관련해서 한 가지 부연하자면, 이제는 제발 학문에 “투자”한다는 표현 좀 자제했으면 한다. 적어도 투자의 우리에게 사회화된 의미는, 이를테면 1000원 지금 집어 넣으면 머지 않은 미래에 (보통 정부 관료들은 1년을 못 참는다) 1300원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라고 할 수 있다. 학문에 '투자'하겠다고 생각하는 정책입안자들 머릿속에는 마치 증권시장 가서 주식 사는 것과 같은 생각이 맴돌 것이다. 정부 관리들이나 여타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학문의 발전은 요원하다. 이 분들에게는 학문이란 실패의 연속, 잘못된 모델링의 반복, 끝없는 시행착오, 의미 없어 보이는 단순 작업의 반복,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도전, ... 이라는 말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을 게다.

학문에 돈 쏟아붓는 것은 결코 이런 개념이 아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냥 “돈 버리는” 일이다. 우리 정부가, 대지진 참사로 고통받는 이란 정부에 구호물자를 보내고 구호금을 1억 달러 쯤 보냈다고 하자. 이게 투자인가? 지금 형편 좀 좋을 때 못 살고 힘든 나라 도와 줘야 우리가 힘들 때 도움 받을 수 있다는 보장형 보험이라도 되나?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런 구호금은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비용”에 가깝다. 장병들 밥 먹이고 옷 입히면서 우리는 “투자”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음식과 좋은 장비는 군대의 사기를 높일 것이고 결국 더 확실한 방어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우리 경제가 얼마 더 안정화될 것이기 때문에 얼마만큼 장병들 복지를 더 증진시킬 수 있을지 경제학자들이 계산하지 않는다. 돈 놓고 돈 먹는 “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냥 비용이다. 한 국가가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만 하는 그런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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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Academia, source: fortunecity.com]

학자들에게 쓰는 돈도 이와 비슷하다. 내가 연구하는 입자 이론 물리학, 이거 아무리 열심히 해 봐야 돈 못 벌어 준다. 나한테 1년에 1억원을 연구 지원비로 준다고 해서, 내가 그 돈을 1년이나 2년 후에 1억2천만원 혹은 2억원으로 되돌려 줄 수 없다. 내 연구 성과가 산업적으로 이용되어 내후년에 큰 돈을 벌어다 줄 가능성? 물론 0이다. 그러니까, 제발 기초 학문 하는 사람들한테 돈 몇 푼 쥐어주면서, “이 연구의 산업적 효용성” 이런 질문 하지 말기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거 없다. 혹여 몇 단계 거쳐서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내 연구 성과가 경제발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말하자면 북경 나비의 날개짓이 뉴욕 앞바다에서 해일 일으키는 수준에 비견될만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기초학문 살리려면 학자들한테 돈을 펑펑 쏟아서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그 돈이 아깝다고 생각이 들면 우리 나라는 중진국에 머무르게 되고 당연히 지불해야 되는 돈이라고 생각이 들면 그제서야 우리의 재경부 나으리들과 비로소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며 선진국 진입과 소득 2만불 시대는 머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이나 재경부 관료들은 이런 데 쓰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잘못된 선심공약으로 쓸데없는 “저속철” 만드느라 내다버린 18조가 훨씬 아깝다.

실제로 돈을 쏟아 버릴 때에, 학자들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평가는 해야 할 것이고 자금의 차등지원 또한 현실적인 문제일 것이다. 학계에서도 연구비를 사적으로 빼돌린다든지 하는 일들이 전혀 없지 않을 테니까, 사실 학계 내부에서 개선할 점도 분명히 많다. 이런 점들을 인정하면서 내가 정부나 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제발 다른 논리나 메커니즘이 아닌 지극히 학문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보려고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요컨대, 학문에 “투자”하지 말고, 인류 공동의 지적 산물을 만들어 내는 일에 경제대국에 걸맞는 “댓가”를 지불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도대체 돈을 어디다 어떻게 “버려야” 할까?

정부에서 이공계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고급 인력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미 각 대학에서는 대학원 중심 대학을 기치로 내걸고 석박사 인력들을 대량생산하고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런 인력들을 제대로 흡수할 스펀지가 없다. 이는 정부의 시선이 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갈 데 없는 석박사 인력은 그 자체가 “값싼 고급 노동력”일 수밖에 없다. 정부나 대학이 이들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대학원 정원만 늘리고 BK사업으로 대학원생들 월급 대 주는 것은 종국적으로 기업들만 살찌우게 되어 있다. 이공계가 사회적으로 홀대받을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런 구조적인 결함이 큰 역할을 한다. 도처에 널려 있는 게 “공돌이”인데, 어느 기업주가 비싼 돈 주고 엔지니어 데려 올까?

당장 대학에 가서 이공계 대학원생들 붙잡고 물어보라. 연구 활동에 가장 큰 장애가 뭐냐?
아마 십중팔구는 ‘불안한 미래’라고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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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가방끈이 길어 슬픈 '비정규직 박사', 한국일보 2007년 5월 7일자, 김희원 기자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석사나 박사를 마치고 나서 이들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 기업이나 산업체 중심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들의 시각에서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 이 사람들이 학위 받고 나서 연구를 계속하든 취직해서 돈을 벌든, 어쨌든 갈 곳이 많으면 이들의 몸값은 올라간다. 반대로, 지금처럼 오갈 데가 거의 없으면 이들의 몸값은 곤두박질친다. 즉, 정부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이 학위를 받고 나서 갈 수 있는 곳을 많이 만들어 주면 된다.

너네들이 알아서 직장 구하라고 하지 말고, 정부에서 인위적으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고급 인력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학문이 발전한다.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대학과 기업을 연결시켜서 신기술을 계속 개발해 내고 이것을 산업적으로 응용하여 좋은 제품 만들어 낼까에만 고민을 집중해 왔다. 최근 대통령의 화두라는 이른바 “클러스터”라는 것도 이런 기업중심적인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이는 당연한 것이, 그 단어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것이고 그것을 대통령이 차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래서는 사실 죽도 밥도 안 된다. 기업 중심적인 산학협동의 결과로 얻은 신기술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히려, 이는 대학의 자율성과 창조적 생명력을 좀먹는다. 대학과 연구의 본질은 그 자유로움에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학 중심에서, 지식 창조자의 관점에서, 학자들의 시각에서 이들이 자기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마당을 충분히 만들어 주는 것으로 족하다. 그 결과를 이용해서 돈 벌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수두룩하다. 기업들이 어떤 집단인가. 돈에 미쳐 돈 벌려고 환장한 곳이 바로 기업 아닌가. 정부가 그렇게 나서지 않아도 돈 벌고 싶은 사람은 대학 주변에 얼쩡거리게 마련이다. 아쉬우면 자기들이 돈 줘서 “투자”도 하고 건물도 지어주고 인적교류도 하고 그럴 것을 굳이 정부가 세금 빼 주고 부지 마련해 주고 하면서 멍석 다 깔아줄 이유가 도대체 뭔가.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관점을 180도 전환해서 대학과 학자들과 학생들을 중심에 놓고 정책을 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의 몸값을 정부가 높여줘야 한다. 정부가 고급인력들을 싸구려로 전락시키는 정책을 펴지 않으면 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체로 기능 있는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 것에 대한 지불이 후하지 않다. 이공계 기술자, 엔지니어 등등 뿐만 아니라,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는 것에 대한 비용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도 좋은 예이다. 이런 풍토는 능력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는 데에 큰 걸림돌이다 (물론, 투명한 조세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독일에서는 마이스터의 손끝만 거쳐도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대체로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는 사람의 손길과 능력을 거치는 것에 매우 비싼 값을 매겨준다. 그래야 그런 전문가들이 많이 양산된다. 우리 나라는 정반대다. 정부에서 이들을 비싸게 취급해 주면 기업체가 이들을 홀대할 수 없다. 마치, 양곡수매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제 구체적인 제안을 좀 해 보자면, 정부에서 이공계생들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마련해 줘야겠는데, 무엇보다 연구소 많이 짓고 대학에서 교수 자리 많이 늘리는 게 시급하다.

연구소 얘기부터 먼저 해 보자.

연구소 지어 달라고 하면 또 무슨 산업적 연계 이런 것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업이나 산업이나 돈벌이나 이런 거하고 전혀 상관없는, 정말로 연구원들이 아무 생각없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런 “순수” 연구소 많이 지어야 한다. 정부가 이런 방향으로 집중하면 특수한 산업적 목적의 연구소는 오히려 기업에서 앞다투어 지어줄 것이다.

일본의 동경대나 도호쿠 대학 같은 곳에는 학과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부속 연구소가 딸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컨대, 물성과학 연구소 같은 곳에 박사급 인력이 백 명 이상 모여 있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박사 학위 받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것이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데, 예를 들자면 금속 A와 금속 B를 비율을 계속 바꿔가며 섞어서 그 합금의 강도, 광택, 전도도 등 기본적인 성질들을 계속해서 조사해 나가는 그런 일들 한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엔 뭐 그런 일에 박사급 인력이 필요할까, 그런 단순한 일 하는 데 무슨 연구소까지 지어서 난리를 떨까 싶지만, 그렇게 해서 쌓인 데이터는 그 자체가 중요한 학문적 성과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일단 그렇게 학문적 성과가 쌓이면 어떻게든 그것으로 돈을 만들거나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일본이 미국도 부러워하는 전투기 복합일체 성형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미국 우주 왕복선에 일본에서 개발한 신소재들이 쓰이는 게 우연이 아니다.

우리 나라엔 이런 연구소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었는데, 특히 인문학 관련 연구소 많이 세워야 한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퇴계 연구소 짓고, 율곡 연구소, 고려청자 연구소, 고구려 연구소, 한글 연구소 (이미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화재 복원 연구소, 등등등. 이런 연구 기관들이 대학원 과정과 긴밀한 관련을 가지면서 오갈 데 없는 대학원 인력들을 흡수해야 한다. 이렇게 세워질 연구소들은 향후 우리 나라의 중요한 씽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무작정 연구소만 지으면 안 된다.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또 돈타령이나 할지 모르겠다. 우리 나라의 가장 성공적인 기초과학 연구기관은 고등과학원 (KIAS)이다. 고등과학원이 얼마나 훌륭한 성과들을 내고 있는지는 이 바닥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논문편수나 인용횟수 등에서 정말 “세계적인” 연구소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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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1년 예산이 겨우 100억 정도밖에 안 된다. 물리, 수학, 화학 등 세 분야가 모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돈이 아니다. 법인세 1%면 이런 연구소 약 17개 운영할 수 있다. 기초과학이나 공학 계열의 연구소는 설비비가 많이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문학 계열의 연구소는 거의 돈 들어갈 일이 없다. 건물 올리고 나서 월급이나 제때 주고 빵빵한 컴퓨터 몇 대만 갖다 주면 사실 그걸로 족하다. 그게 몇 푼이나 되겠나. 1년에 1조원씩만 인문학 연구소 육성에 붓는다고 하면 고등과학원 급의 연구소를 무려 100개나 굴릴 수 있다. 지금은 워낙 인문학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연구소 100개 지어도 연구원들이 없을 터이지만.

연구기관의 확충과 함께, 대학 교수들의 양적 팽창 또한 시급하다.

국민 1인당 교수 비율 따져보면 아마 미국이나 일본과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물리학과의 경우를 보자면, 서울대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진이 서른 명 안팎이다. 그런데, 제대로 물리학 하려면 적어도 배 이상의 교수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판단이다. 모든 대학의 교수진이 배 이상 늘어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카이스트 같은 곳을 거점으로 지정해서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진을 한 100명 정도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면, 이런 대학이 전국에 한두 곳만 있어도 한국 물리학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다.

교수진을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다른 대학들의 반발도 예상되고, 지금도 부족한 공간문제도 있고 특정 분야만 특혜를 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런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교수진의 양적 팽창을 주장하는 것은 이제는 기초 학문에서도 우리가 “규모의 경제학”을 실현할 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기초 과학이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전문가의 태부족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학계가 받는 고통은 의외로 크다.

각 분야별 전문가가 소수이면 학자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한 학자에 대한 가장 믿을 만한 평가는 바로 그 커뮤니티 내부의 평가이다. 외부의 사람들은 사실 누가 어떻게 연구하고 논문 쓰고 세미나에서 무슨 질문들 하고 이런 거 모른다. 겉으로 드러난 논문 편수는 허수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부에서 연구비 지원할 때 정작 필요한 곳에 돈이 가지 못하는 수가 생긴다.

과중한 학과 업무 부담으로 인해 자기 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다. 그리고, 뭔가 연구를 하려고 해도 주위에 같이 토론할 사람이 별로 없어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교수진 100명에다가, 각 교수가 연구원 한 명씩만 데리고 있어도 박사급 인력이 한 울타리에 200여 명 모여 있게 된다. 이 정도면 정말 뭔가 해 볼만하다. 고급 인력이 모여 있다는 것은 바로 정보와 지식이 집중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보의 집중과 빠른 유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 새삼 강조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요컨대, 연구소를 많이 짓고 대학 교수를 양적으로 팽창시키고 하는 것들을 통해 박사급 고급 인력들의 일자리를 확보해 주고 전반적인 “규모”를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욕심을 부린다면, 대규모 연구 단지 혹은 거대 프로젝트의 유치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돈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일이라 우리 나라가 중심이 되고 일본이나 미국, 중국 등을 끌어들여 해외자본 유치한다고 해도 국가 경제의 허리가 휠 수도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거대 프로젝트는 그만큼의 “값어치”는 충분히 해 낸다. 일본의 고에너지 연구소 (KEK)를 예로 들면,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물리학자와 엔지니어가 수천 명이다. 이 자체가 이미 규모의 “경제학”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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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EK Belle]

특히, KEK 내부의 Belle 입자 검출기 그룹은 최근 입자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들을 연거푸 해 냄으로써 미국과 함께 이 분야의 양대 거점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이로 인한 일본이라는 국가 이미지 개선은 말 그대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학자들은 중요한 결과가 나온 논문을 읽으면서 항상 Belle Collaboration이라는 연구그룹 이름을 접하게 되고 수많은 일본학자들의 이름과 일본 대학들과 일본 연구소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전체적으로 “일본의 가속기”로 인식된다. 전세계의 수많은 고급 인력들이 한달 단위로 아니, 일주일 단위로 이런 “국가 광고”를 접한다고 생각해 보라. Belle의 중요한 실험 결과 발표는 아사히 신문 1면을 장식할 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1면에도 실린다.

우리 나라의 많은 학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KEK 등지에서 입자물리 실험을 하고 있지만, 결국 남의 나라 가서 하는 실험이다 보니 제대로 된 성과가 하나도 안 남는다. 반면에, 일본은 이미 이 분야에서 독자적이고 자생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번에 새로 승인된 JPARC 계획까지, 일본 열도에는 모두 네 개의 입자 가속기가 생겨나게 된다. 이런 나라 지구상에 거의 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성과가 한국에 고스란히 남는” 그런 프로젝트 벌여야 한다. 우리 나라의 현재 수준은, 양양에서 벌이고 있는 암흑물질 탐색 연구에 고작 30억 쯤 들어간 정도다. 당장 우리도 가속기 만들자는 얘기가 아니다. 어느 분야든, “국책사업”으로서의 거대 프로젝트도 이제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로 인해, 기초학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대형 연구단지가 들어서면 그것이 파생시키는 고용효과가 엄청나다. 학자들뿐만 아니라 사무직이나 여타 제반 설비들, 인근 상권 형성 등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가 생겨난다. 이렇게 되면 보통 사람들이나 사회의 기초 학문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자체가 매우 훌륭한 국가 이미지 광고 매체가 될 것이다.


6. 대한민국의 새로운 생존전략

군사정권의 개발 독재에 의한 노동집약적 수출로 우리가 먹고 사는 구조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일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저임금에 바탕한 제조업으로 우리의 생존을 담보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도 사회 일각에서 낡은 구조에 기대어 먹고 살기를 바라는 기업이나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임 김대중 대통령이 높이 평가되어야 할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IMF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앨빈 토플러 그룹을 불러다가 이른바 “국가 컨설팅”을 의뢰한 것이다. 그 결론이 무엇이었던가. 기존의 경제 구조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정보화와 지식 기반 산업의 육성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으로 파격적이고 담대한 계획이었다. 심형래를 신지식인으로 지정한 것도 자기 기술과 자기 능력이 있는 장인들의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여 그런 각 분야 전문가들을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음을 던진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초고속 통신망을 안방까지 까는 등 정보화의 인프라에 대한 개념은 있었을지언정, 인재 양성의 인프라에 눈 뜨지 못하고 신지식인 선정으로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정부가 생각한 우리의 새로운 생존 전략은 고급 인력의 양성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육성이다. 이 방향성은 매우 올바르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믿을 것은 결국 “사람”밖에 없지 않은가?

머지 않아 중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동북아의 경제블럭이 형성될 가능성이 많은데, 저임금에 바탕한 중국 제조업과, 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기초에 기반한 일본 제조업의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살아 남을 길은 고급인력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최근 한국 드라마와 영화 산업의 급성장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제조업의 중요성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나는 단지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영상매체 산업의 급성장과 일정한 성공은 우리에게 가능성과 함께 한계점도 동시에 보여준다. 우리 나라의 문화적 잠재력과 산업화의 가능성에 밝은 빛을 보여준 한편으로, 결국 우리가 극복해야 할 벽은 핵심적인 “컨텐츠”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는 최근 흥행에 실패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패인을 분석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예컨대, 제작비 120억원이 들어간 원더풀 데이즈의 경우 시나리오와 구성의 밋밋함이 가장 큰 패인으로 꼽힌다. 결국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말인데, 이것이 바로 핵심 컨텐츠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핵심 컨텐츠는 어떻게 생겨날까?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다. 이들은 따로 교육되고 따로 성장한다. 우리 나라 애니메이션 수준이 그림 그리고 색칠하는 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도 여태 죽을 쑤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이 “스토리 작가”의 부족 (그리고 기획역량의 부족)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인문학의 깊고 넓은 저변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느끼게 된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수준은 결국 그 사회의 인문학의 수준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이 그냥 영국에 떨어진 것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뉴튼 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힘의 개념도 학자들에 의하면 이른바 헤르메티시즘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마술, 마법사, 고양이, 빗자루, 늑대인간 등의 코드로 통하는 문화적 전통이다. 인문학이 발전해야 기초과학이 발전하고, 또 기초과학의 발전이 인문학 발전을 돕는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지금 일본이 야심차게 내세우는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데스카 오사무의 “아톰”을 보고서 꿈을 키워 온 공학자들이다. 풍성한 인문학적 인프라, 지식기반이 전통적인 굴뚝산업과 결합되면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나는 이런 의미에서 제조업과 지식기반 산업을 선택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에 반대한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 흥행이 성공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상당수가 인터넷 소설과 관계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상산업의 핵심 컨텐츠인 “스토리”가 바로 인터넷 상에서 태어난다는 점 말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가장 높은 가능성과 기대감을 주는 부분이다. 이것이 또한 우리의 문화적 잠재력을 확인시켜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는 단지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아 주었을 뿐이다. 영화사를 중심으로 해서 소설 쓰는 초보 작가들 연결시켜 준 것도 아니고 대학 국문학과와 충무로를 산학협동으로 연계한 적도 없다. 정부에서는 그저 능력 있는 작가들이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최대한 확보해 주는 데에 주력하면 된다. 그것이 돈벌이로 연결되는 것은 민간에서 다 알아서 하는 일들이다. 대신 정부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규칙과 질서만 부여하면 된다.

이공계 문제를 바라보는 것도 이와 같은 시각이어야 한다. 학자 개개인들, 공학도 개개인들에게 간섭하는 형식으로는 이공계가 죽는다. 기업체 입장에서 이들을 돈벌이 아이디어맨으로 치부하는 이상 이공계의 미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그 장을 만들어 줄 것인가, 이들이 기본적인 최저 생계를 유지할 수는 있을까, 이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떤 사회 봉사의 기회를 줄 것인가 등에 집중해야 한다.

국가가 나서서 고급인력들에게 후한 값을 쳐 줘야 그 성과물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런 고급 인력을 사용하는 댓가를 비싸게 치룰 것이고 그만큼 다른 비용을 절감하면서 품질의 고급화를 꾀할 수 있다.

고급 인력의 육성과 지식 기반 산업- 이를 통해서만 대한민국이 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고, 선진국 진입과 세계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7. 맺음말 - “목숨 걸고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

결론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공계의 위기는 대한민국 학문의 위기의 전면화된 현상이기 때문에 그 처방 또한 국가의 존망과 결부시켜 마련되어야 한다.

한강 물 깨끗하게 하려고 들어가는 돈이 연간 2~3조원이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기약하려면, 내 생각에 적어도 이만큼의 액수가 매년 기초학문 육성에 “버려져야 한다.” 이 대책이 단발성 땜빵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정말 국가적인 “국책사업”을 벌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고위 공무원들의 “인식과 마인드의 변화”이다.

맺기 전에, 입자 물리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예를 하나 소개한다.

미국 시카고 근교에는 테바트론이라는 세계 최대의 입자 가속기가 있다. 그 기계를 처음 만들 때, 의회 국방위원회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펜타곤이 여전히 돈줄을 쥐고 있으니까...) 청문회를 했다. 그 청문회에 나온 물리학자가 윌슨이라는 사람인데, 입자 물리학에서 아주 큰 업적을 남긴 매우 유명한 과학자다.

국방위원들이 물었다.

"그 가속기가 국토 방위와 무슨 상관이 있지요?"

그러자, 윌슨이 대답했다.

"이 가속기가 조국을 지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 미군이 이 가속기를 목숨 걸고 지키게 될 것입니다."

윌슨은 테바트론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목숨 걸고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초대형 가속기를 운영하는 데에는 최첨단의 과학기술이 모조리 동원된다. 그런 것들이 굳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이득을 가져다 주는지 계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럽 입자 가속기의 과학자들이 인터넷을 처음 고안해 낸 것 또한 경제적으로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지 계산할 수도 있듯이...

그러나, 그런 거대 가속기의 존재, 그리고 거기서 이루어 낸 과학적 발견들은 도저히 돈으로 환산될 수 없다. 학문의 존재 의의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돈 몇 푼 더 벌어주는 가속기 때문에 미군이 목숨을 걸지는 않을 테니까.

우리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을 목숨 걸고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까?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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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림 2008.08.03 2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초 학문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 육군사관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 앞으로 인문학자로서도 최저 생계를 유지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

  2. Favicon of http://leadershipcenter.tistory.com BlogIcon Jeonghwan Choi 2008.08.04 0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공계도 그렇지만, 인문학도 마찬가지이고 위기라고 할 정도이지만, 경제/경영/의대/한의대/로스쿨 등 무조건 '돈' 되는 것만 보고 공부가 아닌 '노역' 을 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인간의 학문, 문화는 내팽개치고 오직 먹고살 궁리들만 하는 것인데, 이게 도대체 구석기시대랑 다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세상이 좋아질 날이 있겠지요... 안그래도 요즘 미국/유럽의 선진국에서는 문, 사, 철 등 인문학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데, 점차 좋아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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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뛰어난 (논문 인용수가 많은) 학자가 적을까?

모 신문사에서 "HCR:국제학계에서 자주 인용되는 논문연구자 미(美) 4029명, 일(日) 258명, 한국 3명" 이라는 기사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든 의문입니다.

일단, 제 상식으로는 미국의 지금 이/공계 박사의 절반이 외국 국적 출신 특히, 한국, 중국, 인도계가 많은데 위의 결과는 제 상식에 좀 많이 벗어나서 HRC 통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갖고 한 번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통계에 나온 것은 각 연구자들의 소속 조직 (대학/연구소/기업)이 속한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조사된 것이더군요. 예를 들면, 비록 외국 국적의 연구자라고 하더라도 미국 대학이나 연구소/기업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경우 모두 미국 국적으로 처리된 것입니다.

참조: ISI highly cited.com
http://hcr3.isiknowledge.com/browse_author.pl?link1=Browse&link2=Results&valueCountry=1&submitCountry=Go&page=37

위의 Link에 보면 Kim, Young-Won 이라고 분명 한국계가 분명해 보이는 분도 미국 통계로 잡혀있고 쭉 훑어봐도 한국, 중국, 인도계의 이름이 미국 통계에 많이 보이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한국 대학이나 연구소에 계시는 분들 중 세 분만 학회지에서 인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한국 연구자들도 있으므로 한국인들의 과학/기술 능력이 뒤쳐진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주도권을 가진 학회와 뛰어난 연구 환경을 가진  미국의 대학/연구소/기업이 절대적으로 많은 인용이 가능한 연구와 출판이 가능하고 그만큼 학문적 인프라 수준이 높아서 다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전세계의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리게 되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입장에서 보면 고급두뇌의 유출 현상을 볼 수 있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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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Italian scientist Michele Pagano now lives in the U.S., CHRISS WADE for TIME

최근 유럽도 이러한 고급 두뇌 유출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째 제한된 연구비,  둘째 연구하는 사람 따로 있고 그 성과 가져가는 사람 따로있는 낙후된 연구문화 그리고 셋째 상대적으로 낮은 과학기술자에 대한 인식과 대우 등으로 인해 여전히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고급 두뇌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조: Time 기사, How to Plug Europe's Brain Drain)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학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들도 자신의 조국에서 일하고 싶지만, 학문적 분위기가 미국과 비교하여 뒤쳐지기 대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연구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과 비슷한 연구환경이 주어진다면 조국으로 돌아가서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하구요.

Time 지 기사의 마지막은 "고향은 이들 학자들의 가슴에 있지만, 자신들의 조국이 과학적 사고가 보다 활성화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Home really is where the heart is for these researchers, but they need Europe to be a place where the scientific mind can flourish, too." 라고 마감하고 있습니다.

이제 맨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한국에는 왜 뛰어난 학자가 적은 것일 까요?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제한적인 연구비와 낙후된 연구문화, 그리고 낮은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 등이 문제일 겁니다. 특히나 과학기술분야는 더욱 심한 듯 보이구요.

한국에서 뛰어난 세계적인 학자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보이는 외적 인프라(연구비, 시설, 장비, 연구환경)가 아니라 내적 인프라 (연구비 지원/행정/관리 체계, 취약한 평가시스템, 비민주적 조직, 약한 Global network, 학자에 대한 HR Practice, 단기성과 추구, 중/장기 비전 및 로드맵, 기초과학기술지원, 학자들의 리더십 배양 등)가 매우 부족하여 좋은 학자들 (특히, 한국계 마저도)이 등 돌리고 오지 않거나 혹여 한국에 오더라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를 할 내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서 그리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아마도 저 같으면 기사를 이렇게 쓸 것 같습니다.

"한국의 대학/연구소/기업 연구 인프라 부족해서 연구성과가 저조하니 연구자들을 위한 외적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Global network, 학회 활동 지원, 공정한 평가에 근거한 지원 등 내적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

더불어 중, 장기적으로 뛰어난 학자들을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이들의 성과가 널리 알려지고, 활용되고, 반영 될 수 있도록 학자들의 통합적 리더십(Leadership)이 계발될 수 있는 한국만의 모델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라구요....

Reference:

1. How To Plug Europe's Brain Drain (TIME, Jan. 11, 2004)
http://www.time.com/time/magazine/article/0,9171,574849-1,00.html



HCR:국제학계에서 자주 인용되는 논문연구자 미(美) 4029명, 일(日) 258명, 한국 3명

홍콩=이항수 특파원 hangsu@chosun.com 

논문 데이터 부문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과학정보연구소(ISI)가 최근 국제학계에서 '자주 인용된 논문 연구자(HCR·Highly Cited Researcher)' 5000여명을 선발한 결과, 한국 교수 3명이 포함된 것이 18일 확인됐다. 주인공은 포항공대 화학과 박수문(朴壽文·67) 교수와 연세대 경제학과 유병삼(兪炳三·56) 교수, 서울대 물리학과 김수봉(金修奉·48) 교수.

이번에 발Ⅵ?HCR 결과는 ISI가 지난 2003년 HCR를 선정·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5년간의 세계 각국 학자들 논문 피(彼)인용 실적을 추가해 최근 새로 공개한 것이다.

한국은 2003년 평가에서 박수문 교수 1명만 선정됐으나 이번에 3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인 데 비해 우수논문 저자 배출 순위(HCR 순위)가 27위에 불과해 세계 수준에 너무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258명, 홍콩 16명, 대만 12명, 인도 11명이 선정됐고, 중국(5명·홍콩 포함하면 21명)과 싱가포르(4명)도 한국보다 많았다. HCR로 선정된 한국 교수들은 전화통화에서 "한국 학자의 숫자가 너무 적어 놀랍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029명이 선정돼 압도적으로 많았고, 영국(434명)과 독일(260명)이 뒤를 이었다. 강소국(强小國)으로 알려진 스위스와 네덜란드, 스웨덴, 이스라엘, 덴마크 등도 GDP 순위보다 훨씬 앞서는 우수 논문 저자들을 배출했다. ISI는 웹사이트에 각국별 순위를 공개하지 않지만 이번에 일부 학자들이 웹사이트의 HCR 명단을 국적별로 분류해 순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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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는 생명과학·의학·물리학·엔지니어링·사회과학 등 21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저자를 분야별로 250명씩 선정해 공개해왔다.

HCR로 선정된 박 교수는 그동안 4500회 이상 논문이 인용된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포항공대의 기초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중성미자의 질량을 입증한 논문 등이 1만 번 이상 인용돼 2002년 '세계 최고 15인의 물리학자'에 선정됐다. 계량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유 교수는 연세대 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학문의 역사가 일천하고 논문의 질보다 숫자(양)로 평가하는 분위기, 학계의 기초분야 학문 소홀, 과다한 잡무와 수업시간, 열악한 연구환경 등이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연구 환경과 분위기를 더욱 개선하고 학자들 사이의 경쟁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ISI와 HCR

미 과학정보연구소(ISI· 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는 1960년대부터 미 국립보건원(NIH)이 계약한 논문과 수만 개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을 분류해 연구자들이 논문을 빨리 찾도록 돕는 사업을 해왔다. 2000년부터는 수십 년간 축적된 논문 정보를 토대로 '과학분야 인용지수'를 만들고, '자주 인용된 논문 연구자(HCR)'를 부정기적으로 선정·발표해 왔다. 이 연구소 사이트는 연구자 이름이나 연구분야, 국가, 소속기관 등으로 검색해 논문을 링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입력 : 2008.07.19 03:12 / 수정 : 2008.07.19 08:29

Source: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19/2008071900072.html
Posted by Jeong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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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림 2008.07.23 2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CR 한국 4번째는 최정환 박사님 ~~5 번째는 * * * 박사가 되시기를 축원합나다 ^^

  2. Favicon of http://leadershipcenter.tistory.com BlogIcon Jeonghwan Choi 2008.07.24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20년 쯤 있어야...결과를 알 수 있겠는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