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1.Leadership Anecdote

왜 우린 CEO가 될 수 없는가? (재벌들의 사다리 걷어차기)

by Jeonghwan (Jerry) Choi 2008. 7. 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든 직장인들의 꿈이 아마도 미래에 CEO가 되고자 하는 것 일겁니다.

CEO가 되어서 자신의 능력과 경륜을 맘껏 펼쳐서 개인적으로는 경제적 부와, 사회로 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고싶고, 좀 더 크게는 자신의 조직과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보다 많은 이에게 "행복" 과 "성공"을 제공하고자 하는 꿈을 실현해 가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평범한 직장인들의 경우 그 모진 상사/동료/후배 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이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해외연수며, 영어/전공/인턴쉽, 사회봉사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배양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CEO 혹은 영향력 있는 지위에 모두 오를 수 있을까요? 모두 알고 있다시피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사다리 걷어차기 (Kick away the ladder) 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개인이나 조직이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각종 규제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각종 두터운 진입장벽을 치고, 자신과 조직의 안정과 독과점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다리 걷어차기의 사례는 아마도 아래의 예에서 처럼, 한국의 대기업집단들이 60~70년대 정부의 보호아래 급격히 성장하고, 또한 80년대 이후에는 알게모르게 우월적 지배를 강화하더니, IMF를 계기로 아예 대놓고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90년대 이후 새로운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던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 소프트 (MS), 구글(google), 아마존 (Amazon), 이베이 (e-Bay) 등 IT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20년간 새로운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또한 지금도 Facebook과 같은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CEO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스로 창업하는 것이 CEO가 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기업 CEO 조사 (Mckinsey, Survey 5000, 1999)에서 약 85% 이상의 CEO들이 바로 스스로의 창업을 통해 된 것이라는 통계조사도 있습니다. 물론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해서 CEO의 자리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극히 일부일 수 밖에는 없고, 한국의 재벌 시스템에서는 그나마도 재벌의 친계나 친족이 아닌 다음에야 그 길이 더더욱 좁지요.

다시 말해 CEO가 될 방법은 거의 유일하게, 스스로 창업해야 한다는 말인데, 아래의 예에서처럼 대기업 집단들이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자꾸 신생 중, 소기업의 진입을 막는 상황에서는 성공적인 창업으로 CEO가 될 방법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들로 인해, 사회가 점차 보수화되고 그나마 있는 것이나 잘 지키고, 나도 어떻게든 썩은 동아줄 한자락이라도 잡고 올라가서 안정적이고 우월적 지위를 획득한 다음에, 다른 사람들이 아예 못 올라오도록 사다리를 걷어차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인재/조직/리더쉽 개발 뿐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도 치명적인 외부조건으로 작용해서 종국에는 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를 세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첫째 Human capital (인적 자본), 둘째 Organization capital (조직 자본) 셋째, Social capital (사회 자본) 의 엄청만 감소가 예상되고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자본들의 잠식(?)으로 인해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Human capital (인적 자본)의 측면

딱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위해 쏟아붓고 있는 엄청난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 을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그나마 안정적인 직업이라 할 수 있는 공무원, 대기업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그들이 쳐놓은 엄청난 진입장벽을 뛰어넘고자 아주 어려서 부터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그 많은 사교육비를 들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명문대학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올리는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사람 구실" 하려고 울며 겨자먹기로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 졸업을 하고자 하는 것이구요. 대략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으로 한해에 지불되는 돈이 약 30조원 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Job market과 적절한 진입장벽이 있다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지요.

2. Organizational capital (조직 자본)의 측면

회사에 어떻게든 어렵게 들어갔다고 칩시다. 그럼 조직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많은 사람들이 "일" 자체 보다는  "조직 내 정치"에 더더욱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다시 말해 승진을 위해 일로 평가받기 보다는 조직내 정치에 적극 동참하여 생산성과는 관련없는 일들에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기회비용 손실과 조직내 정치를 위한 자본들이 조직의 건실한 성장을 저해 하게 됩니다.

3. Social capital (사회 자본)의 측면

사회의 불안정은 돈이 적고 많음보다는 그 돈의 원활하고 공평한 분배에 의해 좌우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회에 자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기본 전제 조건이라는 가정하에 말입니다. 남미나 중국 등 여러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을 보면 자본 자체가 적어서라기 보다는 엄청난 빈부격차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이를 억지로 봉합하는 과정에서 사회 자본이 잠식되고 사용되게 됩니다.

위와 같은 눈에 직접 보이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자본"들의 감소로 인해 아무리 눈에 보이는 "자본"이 늘어나도 종국에 전체적인 사회/경제적 자본은 메말라 가고 이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해 지게 됩니다. 사회 불안정은 또한 필연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고통으로 전가되게 되구요. 한마디로 쉽게 말하자면 "망하는 길"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Total Capital (전체 자본) = Tangible Capital (눈에 보이는 자본) + Intangible Capital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

이라 할 수 있는데 ,작금의 재벌들의 사다리 걷어차기 현상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을 심각하게 저해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다리 걷어차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법은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tangible capital (눈에 보이는 자본)과 intangible capital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조화를 꾀하라.

 개인/기업/조직/국가 모두 작게는 개인 성적표에서 부터 크게는 국가 경제 지표에 이르기 까지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측정하고 이를 개선하고 하고 있습니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잘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진짜로 없는 것은 아니지요. 따라서 보다 통합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자본들까지고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 "공정 - Fairness" 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소통"에 투자하라.

사다리 걷어차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Assymetric Information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이 내려지게 되다는 점일 겁니다. 정책이나 전략 수립시 공정한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결정권자들이나 리더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 그 폐해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잘못된 경정은 정상적인 소통의 부재로 인해 더더욱 심화되므로, 어떻게 해서든 공정한 인사/조직/관리 시스템과 더불어 효과적 소통을 위한 시스템이 강구되고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힘쎄고 포악한 건장한 건달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달의 손에는 심지어 몽둥이 마저 들려있습니다. 반면 그 건달 앞에는 예, 닐곱살 짜리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그 건달은 여자아이가 가지고 있는 코 묻은 돈 몇 푼을 빼앗기 위해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건달은 내 친구인지라 비록 나에게도 돈을 뜯어가긴 합니다만, 나에게 가끔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잘 대해 줄 때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누구를 도와야 할까요?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건달 (재벌)이 코묻은 어린나이 (신규창업가, 중소기업인)의 돈을 함부로 뺏어가도 옆을 지나는 경찰 (정부)은 오히려 코묻은 아이가 힘이 없어 그런다고 오히려 건달 편을 들어 편의를 봐주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근, 현대사를 통해 우리 어머니들이 늘 자식들에게 하는 세가지 경구가 있습니다.

첫째, 절대 데모하지 마라
둘째, 절대 남의 빚보증 서지마라
셋째, 절대 사업한다고 하지마라.

첫번째 문제는 최근 정치 사회적으로 민주화되어 많은 부분 해소되었고, 두번째 문제는 얼마전 은행권의 대인 빚보증을 받지않는다고 해서 얼마간 해소가 되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번째는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아니..오히려 더욱 더 심해져서, 어떻게든 안정성이 높은 직업만이 최우선시 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래서야 어디 창의적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새로운 형태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많은 리더, 특히 CEO 들이 나오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사다리 걷어차기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인재/조직/리더쉽 개발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J.H.Choi



References 1. "'젊은 기업'이 없다"  [source: pressian.com]

 '대기업만 하기 좋은 나라' 기조에 비판 쏟아져 


Reference 2: Kicking Away the Ladder (장하준 교수, 캠브리지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