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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3.S&E Leadership

'인공지능'은 도구 중 하나다. 앞으로도 사람이 먼저다!

by Jeonghwan (Jerry) Choi 2017. 10. 18.


'인공지능'은 도구 중 하나다! 앞으로도 "사람" 이 먼저다. 


인공지능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언제 올까? (by 유경상의 인공지능 견문록) 




위 기사에 따르면, 앞으로 인공지능 활용과 적용이 가속될 것이며 인력시장 (Labor Market), 특히나 과학기술분야 인력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 예측하였는데, 제가 보기엔 조금 이른 판단이라 생각을 합니다.  



먼저 제가 말하고 싶은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도구(Tool)다" 입니다. 

엔지니어 (Engineer)는 역사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기술적 문제해결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도끼부터, 전쟁 무기들, 증기기관, 컴퓨터, 그리고 현재의 각종 알고리즘까지, 엔지니어들이 이러한 도구를 만들고 활용해서 세상의 쓸모에 도움이 되도록 한 사람이지요. 

앞으로 인류가 어떠한 도구를 더 많이 활용할 것인가는, 토마스 쿤 (Thomas Kuhn) 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구성된 "패러다임" 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문의 필자는 아마도 인공지능이란 도구가 곧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것 이라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세가지 이유로 아직 인공지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한다는 판단을 하기엔 조금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인공지능이란 도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이란 개념이 나오고 실제로 활용되어 온 것은 1940년대부터 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뭔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만해도 1990년대에 공대 대학원에서 제어전공하면서, 기계 시스템 제어에 Neural Network (신경망)을 활용한 제어기를 사용해 봤습니다만, 그 활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성이었죠. Adaptive 하긴 한데, Robust 하진 못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간의 기술적 이론적 발전으로 인해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떨쳐내기엔 부족한 면이 있어보입니다. 

참조1: 인공지능의 역사 (위키피디아)

참조2: 개발자가 알려주는 'AI 연구가 괴로운 순간' 7가지 (Blotter.net)


둘째, 인공지능이란 도구 이전에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다. 

도구란 것은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해 활용되는 것일 뿐, 도구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일부 엔지니어들의 경우엔 더 좋은 도구를 만드는 것이 큰 목표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페르미 같은 천재 과학자들이 원자폭탄이란 도구를 만들었던 이유는, 2차대전을 빨리 끝내고자 하는 목적이었지 원자폭탄 개발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도구는 도구일 뿐이죠. 

혹자들은 인공지능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것 처럼 말하기도 합니다만, 세상 일이란게 어디 그런가요?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으로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했다고 해도, 결국 문제를 구성하고 풀어가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IBM Watson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어떤 환자를 진단했다고 했을 때, 결국 최종 판단을 하고 수술이나 투약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많은 의료관계자와 환자의 몫이지,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겠지요. 

참조2: 'AI 의사' 왓슨 붐...왓슨의 오진 누구 책임? 


인공지능이란 도구는 보조적 도구로 활용은 되겠지만, 결국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선 다양한 문제 구성과 해결능력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최근처럼 다양한 도구들이 쏱아져 나오는 때에는, 오히려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 라는 인간의 근본적 사유능력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문제가 제대로 파악된다면, 인공지능 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서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게되었으니 말입니다. 

제 아랫글에도 지적했습니다만 도구가 발달 할 수록, '문제' 해결의 목적 (Purpose)이 무언지가 중요해집니다. 

참조3: '4차 산업혁명을 학교 교육을 통해 대비한다고? 천만의 말씀! 먼저 상법과 회계원칙부터 바로 세우고 직원부터 교육해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인지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능력을 최근에 "Meta-skills"라 해서 많은 연구자들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참조4: Metalskills: five Talents for Robotic Age by Marty Neumeier


셋째,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편견과 차별과 실수가 있다. 왜나하면 인간이 만든 도구이므로... 

얼마전 구글의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바둑게임에서 한국의 이세돌 기사와, 중국의 커제 기사를 연이어 이기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란 것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를 느끼도 했고, 일부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매료되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만능도구처럼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무척이나 객관적이고 정확하고 실수따윈 없는 것 처럼 오해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인공지능도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인공지능도 차별과 편견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결국 인간이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만들었으니까요. 

최근, 캐이시 오닐이라는 하버드의 데이터 과학자가,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가지는 편견과 차별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가지는 차별과 편견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나마나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앞으로도  '사람이 먼저다' 라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참조5: Cathy O'Neil: The era of blind faith in big data must end (Ted Talks, Aug. 22, 2017)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많은 가능성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좋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죠. 도구를 잘 만들거나 잘 활용하는 사람이 각광받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결국 기본적으로 어떤 도구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쓰임일 겁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간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구성하고 해결하는 사람' 이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도구를 잘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다시말해, 새로운 도구의 개발, 활용 이전에 문제구성과 해결을 잘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생각보다, 인공지능이란 도구가 별 것 아닐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 18일
최정환, PhD, MBA,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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