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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1.Leadership Anecdote

인재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BOSCH, Denso, Delphi 인재정책의 차이)

by Jeonghwan (Jerry) Choi 2009. 6. 30.




'덴소가 이야기하는 인재란 어떤 인재일까?' 라는 글을 읽고 예전에 BOSCH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BOSCH, DENSO, DELPHI 등 독일, 일본, 미국의 인재개발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그들의 가치, 기업문화, 철학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BOSCH (가치)
Delphi Automotive Systems
(기업 문화)

Denso (철학) 

Future and Result Focus Responsibility
Initiative and Determination
Openness and Trust
Fairness
Reliability
Credibility and Legality
Cultural
Diversity
Challenge your imagination
Foundation
Teamwork
Partnerships
Environment
Principles Absolutes of Excellence Safety
Together
To be creative in thought and steady in action.

To be cooperative and pioneering.

To be trustworthy by improving ourselves.


하지만, 겉으로야 무슨 좋은 말을 못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직, 간접적으로 겪었던 위 회사들의 특징과 그에 따른 인재 양성 (Human Resource Development) 특히, 엔지니어들의 개발과 경력개발들에 대해 주관적 기술을 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한마디로 각 회사들을 표현해 보겠습니다. 

보쉬: "우리는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시장개척에 목숨건다" 
덴소: "우리는 최고의 품질과 고객과의 관계에 목숨건다" 
델파이: "우리는 시장개척과 가치창출에 목숨건다" 

혹시 차이점이 느껴지십니까? 

조금만 더 상세하게 차이점을 기술해 보자면, 

첫째, 보쉬는 끊임없는 신기술 특히 Breakthrough 수준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늘 개척하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쉬에서는 모든 전략이 새로운 신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이 집중되고 특히나 Top-talented Engineer 를 확보하기 위해 처음 신입사원 채용하는 단계부터 매우 철저하게 관리되고 또한 정교한 인재개발 정책을 통해 "소수정예"의 신기술 개발자들을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보쉬는 외부인재의 영입보다는 내부 기술자들의 끊임없는 발전을 독려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보쉬 창업자로 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기도 합니다. 보쉬를 창업한 Robert Bosch는 말년까지도 초급 엔지니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자들의 교육, 훈련에 정성을 기울였고, 이것이 기술자들의 자부심으로 연결되고 이러한 전통이 면면이 이어져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최고로 우대 받는 기업문화로 정착되었고 이것이 끊임없는 Bosch의 혁신 전통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을 바탕으로 Benz, BMW, Audi, Volkswagen 등의 독일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하여 세계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둘째, 덴소는 도요타의 계열사로 시작하였으나 BOSCH로 부터 기술을 이전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첨단 기술에 다시 한 번 눈뜨게 되었고, 일본 특유의 "품질 제일 주의" 와 결합하여 새로운 기업전통을 세워나갔습니다. 일본 특유의 계열사 (Keiretsu) 정책으로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Toyota 와의 협력적 관계가 가장 중요했고 그에 따라서 "관계 중심"의 기업문화 또한 성립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토요타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할 때 완성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덴소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참여하여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제시하고, 만약 토요타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전세계 어디서라도 새로운 기술을 찾고, 그마저도 없다면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경우 많은 위험을 지게 되는데, 이 경우 모기업인 토요타로 부터 재정적, 인적, 기술적 도움을 받아 그들만의 제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덴소는 품질과 고객과의 관계에 주안점을 두면서 조금은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셋째, 델파이라는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는 GM의 최대 부품 회사로 GM이라는 예전 세계 최대의 완성차 업계와 함께 당대에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였습니다만, GM의 몰락 이전에 이미 몰락했었습니다. 델파이의 가장 재밌었던 활동은 바로 자산들의 자동차 부품 기술을 바탕으로 세그웨이라는 이동수단을 만들었던 점입니다. 


세그웨이 개발 당시에는 자동차 부품회사로서는 최초로 완성차 업계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새로운 신제품 개발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많은 투자와 부진한 판매실적으로 인해 결국은 델파이의 도산에 큰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모기업과는 다른 제품군을 가지고 직접 고객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인해 모기업과의 관계에 있어 많은 부담이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델파이의 움직임은 엔지니어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자동차 부품기술개발과 혁신역량이 다른 곳을 산개되는 문제가 생겨났고 결국은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어 나중에 관리상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상 제가 직, 간접적으로 보고 느꼈던 세 회사들의 특징들을 설명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회사들의 특징 비교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모든 기업의 성패는 핵심인재들을 어떻게 길러내고 양성했는가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보쉬의 경우 자신들의 내부 인재개발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고의 기술자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혁신을 제공할 수 있었고, 덴소는 품질에 있어서 만큼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노력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모기업인 토요타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함께 위험을 감수하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정책을 통해 품질과 관계중심형 인재들로 자신들만의 핵심인재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델파이는 핵심인재들이 자신들의 역량이 다양한 제품군, 특히 세그웨이와 같은 독자적 제품군을 개발하는데 분산되어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게되고 결국은 델파이가 몰락하는데 큰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상, 유럽, 일본,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인재정책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달라졌던 점을 이해해 보고자 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현대자동차에는 MOBIS 라는 자동차 부품회사가 있기는 합니다만, 위에서 기술했던 세 회사의 사례와는 많이 다른 점이 있습니다. 모비스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가 현대자동차라는 완성차 회사의 지주회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참으로 재미있는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독특한 케이스에 대한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할 것이며, 그 중심에 인재정책 특히 엔지니어들을 양성하는 인사정책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필요로 할 것입니다. 

2009년 6월 
최정환.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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