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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1.Leadership Anecdote

대한민국은 故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는가?

by Jeonghwan (Jerry) Choi 2009. 5. 29.



故 노무현 (盧武鉉), ROH MOO HYUN 

1946년 8월 6일 (음력) ~ 2009년 5월 23일,  
(전)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2009년 5월 23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미국에서 듣고서는 처음에는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떻게 뽑은 대통령이었고, 어떻게 지켜온 대통령이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다니 참으로 황망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200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 직전 ㅈ 일보가 "정몽준 노무현을 버렸다" 라는 사설을 실은 무가지 호외를 전국의 곳곳에 뭉치로 쌓아놓고 사람들이 보도록 하려던 것을,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발견된 것들을 새벽에 친구들 전화를 받고는 허겁지겁 사방을 다니면서 거두어 쓰레기통에 쑤셔박아놓고, 선거일에는 놀러간다는 친구들이며 일가친척들에게 전화를 해서 꼭 선거에 참가하고 가십사 부탁을 드렸었고, 2004년 3월 대통력 탄핵사태 때는 KDI School에서 MBA과정에 있으면서, 친하게 지내던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탄핵 반대하는 집회에 가담하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얼만큼 발전해고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일반 국민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보여주면서 그들이 놀라고 부러워하는 모습에 너무나도 자랑스워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라크 파병사태나 국가보안법 철폐가 부진할 때, 한미 FTA 발효를 하고자 할 때, 황우석 박사 연구부정행위 사태 당시 "그냥 묻어둡시다" 라고 했을 때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또한 촟불 들고 쫓아나가서 노무현 대통령과 행정부를 향해 욕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던 가치인 "민주, 평화, 통일, 국민참여, 지방자치" 에는 동의했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노무현 전 대통령에 가해지는 정권과 검찰과 언론의 정신적 고문 소식을 미국에서 들으면서 이건 아닌데, 이건 정말 아닌데 하면서 그들의 치졸한 방법과 서민 출신 비주류 대통령을 향한 독설과 증오에 멀리서나마 너무나도 절망하고 마음 속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기 어려웠습니다. 


올해 초, 제가 펴낸 "교감의 리더십 - Sharing Sense" 라는 책에 이러한 분노와 문제의식을 일부나마 담고자 노력했었습니다. 


특히나, 처음 Chapter에서 "우리는 왜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리더를 가질 수 없을까?" 라는 것으로 시작했었는데, 이 질문을 다시 한 번 바꿔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는가?" 라는 것으로 해도 결론은 비슷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은 바로 자기 능력에 넘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며, 한번 움켜쥔 지위와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고자 하는 사람이며, 이들은 온갖 어두운 말과 저주를 통해 참된 지도자를 잡아 흔들고 그의 기세를 꺽는 것으로 일관하며,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그 틈을 파고들어 결국은 끌어내리고, 가능하면 추후에라도 뜻있는 사람이 있어도 다시는 대들지 못하도록 참된 리더를 죽이고, 심지어는 그 가족들과 주변까지 철저하게 파멸시켜 본때를 보이고야 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기 능력에 넘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수 기득권이라고도 하고, 반민주 세력이라고도 합니다만, 기실은 우리 모두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나뿐인 마음" 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가진 아파트 가격만 올려준다면 누구라도...

내 자식들만 좋은 대학 가게 해준다면 누구라도... 

내가 지금 가진 직장만 잘 다니게 해준다면 누구라도...

내가 승진하는데 도움된다면 누구라도... 

내가 가진 재산만 늘려 준다만 누구라도... 

그래, 나만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면 누구라도...


이러한 내 속 안게 깊이 자리잡은 나만 생각하는 나뿐 마음, 어두운 마음들이 발현하여 결국은 온갖 사기와 협잡으로 이러한 마음을 파고든 자기 능력에 넘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해도 불이익이 두려워 그냥 눈 감고 있으므로써, 거짓 지도자들이 계속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되었던 것이며, 이것이 결국은 그나마 참된 리더에 가까왔던 호민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러한 어둡고 나뿐인 마음을 가지고 있고 계속 발현되는 이상,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리더를 더 이상 가질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단순히 그를 위해 분향하고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가치추구형 리더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우리들 마음속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마음과 나뿐인 마음을 반성하고 "공익과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던 "가치" 를 지키기 위한 남겨진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당시 했던 연설 중에 그가 추구했던 가치와 어떤 인재상을 추구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을 공유하겠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지난 600년간 불의에 순종했어야 했던 것을 극복하고, 젊은이들이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함로써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고, 정의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는 것이야 말로, 제 2, 제 3의 "바보 노무현" 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노짱, 사랑했습니다, 고마왔습니다, 그리고.....미안합니다. 


앞으로 당신과 같은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참된 리더가 되도록 

굽히지 않고 꿋꿋하게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노짱 보게되더라도 떳떳하게 당신 앞에 서겠습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 출마 연설 (2001년 12월 10일 서울 힐튼호텔)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였습니다.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였습니다.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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