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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tion on Korean Leadership/1.Leadership Anecdote

Victor Ahn (안현수)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한국 인재개발에 대한 단상

by Jeonghwan (Jerry) Choi 2014. 2. 16.

Victor Ahn (한국명: 안현수) 선수의 금메달을 축하합니다!  


한국에서 버림받고, 결국은 국적을 바꿔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따낸 메달이기에 씁쓸한 마음이 한구석에 남네요. Victor Ahn의 소치올림픽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의 재능있는 체육인들이 파벌싸움이나 각종 부조리에 제 실력을 발휘못하다가 외국으로 귀화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몇몇 선수들의 사례가 집중조명되는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체육계가 자정되어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체육계에만 "재능있는 인재들이 한국사회의 부조리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 자기 재능을 꽃피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 건 아닙니다. 



PHOTO: Victor Ahn celebrates winning gold in the 1000m speed skating event. (Getty: Matthew Stockman)


http://www.abc.net.au/news/2014-02-15/ahn-wins-fourth-olympic-gold-medal/5262658


과학기술과 예술분야의 재능있는 한국인들이 한국내에서의 파벌, 학벌, 지연, 혈연, 밥그릇 챙기기, 패거리문화, 상명하복, 관존민비 (박사위에 6급 공무원 주사) 등 "숨막히는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재능을 그나마 꽃피울 기회라도 있는 다른나라 땅으로 이민가방 들고 떠나와서 여기저기 떠도는 사례 또한 너무나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마치, 구한말 나라를 잃은 뜻있는 지사들이 일제의 폭정을 견디다못해 만주로, 상해로, 러시아로 보따리 싸들고 나갔던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구한말에는 남의나라 침략으로인해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은 같은 한국사람들 통치하에서도 이렇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제가 예전에 몸 담고있던 과학기술계에서 IMF 이후 과학기술자들 사이에 자조적으로 이런 말이 회자되곤 했습니다. "재능있고 능력있는 과학기술자들 모두 외국으로 나가 나라 전체가 한번 과학기술인력 부족사태를 겪고 뜨끔한 맛을 봐야한다" 라고 말입니다. 물론 겉으로보면 아직까지 이런 극단적인 두뇌유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확실히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예전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라도 조금 손해를 봐도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인재들이 많았으나, 최근엔 "도대체 나라가 우리를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이며, 우리 재능을 활용할 생각은 있는거냐?  그 숨막히는 곳을 어떻게 탈출했는데, 뭘 위해 내가 그 숨막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이런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에 아직 남아있는 분들 중에도 어떻게든 외국으로 나오려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애쓰는 인재들도 많이 접합니다. 


아마도, 한국은 개개인 너무나도 뛰어나고 재능있는 인재들이 끝없이 만들어지기에 Victor Ahn과 몇몇 과학기술인, 예술인들의 "개인적 일탈"로 외국에 나가 안돌아 가는 문제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을 겁니다. 독립적이고,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인재가 필요없다면 말입니다. 


그냥 금메달 따는 것 좀 포기하고, 창의적 아이디어 내고 실현하는 것 좀 포기하고, 서서히 국가경쟁력 좀 떨어지고 뭐 그러면 됩니다. 


이렇게 나라가 좀 어려워져도 부조리한 체계하에서 이득 보는 사람들에게야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심지어 나라를 통째로 일본에 넘겼던 사람들 자손대대로 잘먹고 잘 사는데 말입니다. 인재개발 따위는 입에 침 한 번 바르고 사람들 현혹하는데 쓰고, 기득권만 잘 지키는 분들이 높은자리 차고 않아 권력 마음껏 휘두르시는데 방해되지 않을 사람들만 잘 뽑아쓰시면 되겠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역사를 통해 통렬한 반성과 배움이 없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일겁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구한말/일제시대/독재정권 당시 제대로 쓰임을 받지 못했던 한국의 인재들 사례와 이번 Victor Ahn 선수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뛰어난 인재를 제대로 품어내고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의 인재개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국의 미래가 결코 밝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직은 몇몇 개인들의 "절이 싫어 중이 떠나는 심정"으로 "개인적 불복종" 쯤으로 인재유출을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나라에 큰 위기상황이 다시 왔을 때 누가 나라와 민족과 공동체를 위해 제 가진 "꾀"와 "힘"과 더 나아가 "목숨"을 내놓고 나라와 국민을 지킬지 기약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Victor Ahn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짠한 마음이 앞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http://www.abc.net.au/news/2014-02-15/ahn-wins-fourth-olympic-gold-medal/526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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