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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대학교육보다 기업교육이 더 문제다.

by Jeonghwan (Jerry) Choi 2010. 7. 30.

한국일보, 서울경제 신문의  2010년 07월 29일 ["신입사원 재교육에만 2년"…글로벌 재도약 발목 잡혀] 기사에 대한 반론. 


"신입사원 재교육에만 2년"…글로벌 재도약 발목 잡혀


[창간 기획]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1부. 문제는 낡은 교육 <1> 성장엔진 움직일 인재가 없다
녹색산업·스마트폰·LED·원전등 새로운 성장분야 잇단 진출불구
기업들 핵심인력 부족에 골머리

"산업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대학교육 문제"


한국일보사 서울경제신문에서 창간 기획 특집으로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는 기획 기사를 보고 매우 시의 적절하고 의미있는 문제 제기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제 1부. 문제는 낡은 교육'을 말하면서 기업들이 겪고있는 핵심인력, 특히 첨단 과학기술분야 인재들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대학교육을 그 근본 원인으로 문제제기 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학교육 보다는 기업교육이 훨씬 더 심각하고, 더욱 큰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현재와 같이 고도로 분화된 사회에서 개별 기업에서 요구하는 '능력' 이란 기본적 대학교육을 마친 이후 각 개별 기업 현장에서 개발되어지는 것이지, 대학이 모든 기업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개별 교육을 시킬 수는 없다. 

기사에서 사례로 든 사업분야를 예를 들어보자. 녹색산업, 스마트폰, LED, 원전 및 플랜드, 그린 에너지, 차세대 자동차 기술의 핵심 인재와 이런 핵심인재들이 가져야 할 '능력' 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개별 기업현장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개발 능력, 생산 기술, 또는 경영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학에 이런 산업 현장이 있는가? 아니면 대학에서 이런 산업 현장을 옮겨놓은 실습공간이라도 있는가? 

인재개발 분야에서 통용되는 10:20:70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0%의 교육, 20%의 평가, 그리고 70%의 실무경험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인재가 개발 된다는 기업 현장에서의 인재개발을 위한 법칙이다. [참조 1, 2]

다시 말하자면,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작업장에서 90% 이상이 길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겨우 10%의 체계화된 교육 (물론 이것도 기업에서의 교육을 뜻하기도 한다)을 문제삼아 개별 기업들이 90% 이상의 책임을 갖고 개발해야할 인재들을 대학교육을 문제삼아 대학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둘째, 기업에서는 특정 분야 핵심 인재가 부족 하다는데 현재의 높은 취업 경쟁률과 상시적 정리해고는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기사내용 중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료를 인용하면서 "대표적인 신성장동력인 그린에너지 산업에서 오는 2017년까지 총 1만9,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문제는 부족한 인력 대부분이 핵심 연구개발을 담당해야 하는 고급인력이라는 점. 실제 석박사급 연구인력은 2만4,700명이나 모자란 반면 석사급 생산인력은 오히려 8,7000명이나 초과 공급될 것" 이라고 적시하며, 더불어 원자력 공학과는 국내에 6 곳에 불과하여 원자력 분야 핵샘 인재가 부족하다고 말하였다. 

일단 그린에너지 산업 분야에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2만 4,700명이나 모자라다고 한 근거는 무엇인가? 그러면서 석사급 생산인력은 8,700명이나 남아돈다고도 했는데, 석사도 대학원에서 기본적인 연구개발 능력 개발을 위한 연구 활동을 통해 충분히 연구인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도 공급과잉이라고 지적한 것 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단 공급과잉이라고 하는 석사급 인력을 연구인력으로 전환하면 15,300 명의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15,300 명의 그린에너지 산업분야에 대한 인력수요가 있다는 말이되고, 그린 에너지관련 분야의 취업은 수월하거나 아니면 활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도 이런 분야 대기업의 취업경쟁률이 낮다는 '사실'을 보기 어려운 것은 본인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정확하게 적시해 주길 바란다. 더불어 그린 에너지 산업에 필요한 인력의 '능력, 기술, 지식, 태도' 하다못해 전공이라도 명확하게 적시하길 바란다. 

기사 내용 처럼, '복합적 융합' 분야의 대표가 그린에너지 아닌가? 그렇다면 무엇과 무엇이 융합되어야 하는지 기업 측에서 명확히 해야 대학 교육도 그에 맞추어 줄 수 있을 것 아닌가? 


셋째, 기업은 늘 핵심인재가 모자란다고 하면서 대학교육을 문제삼는데, 그렇다면 기업은 대학교육 개선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가? 

혹시 국가에 교육세를 성실히 내고 있고, 몇몇 대기업들이 대학을 운영하거나, 일부 대학에 건물을 지어 준 것을 가지고 대학교육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또는, 일부 이공계 학과에 기업 측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제시한다면 이 또한 기업이 대학교육에 대한 책무를 다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기업이 대학교육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는 가정하에 정당한 문제제기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단지 기업이 당장 써먹을 인재가 없다고 해서 이를 대학에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문제제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경험한 한국, 독일, 미국의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동 사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 핵심 기술 인력이라 할 수 있는 Dip-ing (공학석사) 또는 박사는 반드시 논문을 작성할 때 기업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시킨다. 학부 재학 중에 코스웍을 통해 기본 개념을 충실히 배운 후 대학원 진학해서는 약 1년간 학교에서 심화 교육을 받은 다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업에 들어가서 현장의 문제를 가지고 대학에 있는 지도 교수와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논문을 작성하고 학위를 마치게 된다. 또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기업측에서 실험실과 장비를 대학에 지원하고 대학에서는 연구인력을 지원해서 공동으로 성과를 만들어 나간다. 기업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연구라는 것이 유기적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독일과 약간 달라서 크게 두가지 영역에서 기술개발과 연구인력 개발이 이루어진다. 하나는 NSF, NIH 등 공공 과학재단들이 진행하는 중, 장기적 프로젝트 수행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재가 길러지는 것이며, 또 하나는 기업으로 부터의 지원을 통한 중, 장기적 문제 해결 또는 새로운 제품 개발이다. 특히 미국 기업 측에서 요구하는 기술개발이란 것들도 미래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내지는 혁신적 제품 개발을 위한 공고한 학문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창의적이고 중, 장기적 문제 해결 과제를 통해 미국의 대학 인재들은 당장 써먹을 '능력'이 아니라 혁신과 창의를 통해 미래의 새로운 경쟁력을 위한 핵심인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수많은 기업 프로젝트는 '당장 문제 되는 현안 문제' 해결에 촛점을 둔다. 지금 기업 현장에서 문제되는 시급한 현안 중, 인력 부족 내지는 그렇게도 문제 삼는 '이론' 적 뒷받침이 부족한 것들을 주로 대학의 연구자들에게 프로젝트로 제공하여 시급히 해결책을 내어 달라고 재촉하기 일쑤다. 이런 경우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튼튼한 이론이 뒷받침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 제품, 아이디어' 보다는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에 허겁지겁하게 되면서 능력있는 인재들이 고갈되어간다. 이런 문제는 한국 기업들의 기업 문화와 더불어 한국식 기업교육방식을 대학에 강제 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빨리 빨리, 당장 돈 되는" 것만 추구하는 현장 응용기술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중, 장기적 인재개발의 책임을 가지고 있는 기업 측에서 인재개발은 등한히 한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종업원'만을 찾아 왔고, 그에 따라 기업 교육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핵심 인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만약 기업측에서 대학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들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인재가 어떤 사람들인지 명확히 하길 바란다. 그리고,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이전에 기업에 맞는 인재 개발을 위한 기업 교육 먼저 되돌아 보고 개선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핵심 인재란 하루 아침에 찾아지거나 만들어 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기업내에서의 인재개발에 먼저 투자 하길 바란다. 

이렇게, 핵심인재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과 기업내에서의 중,장기적 인재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는 귀감을 보인다면 대학교육도 그에 따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대학교육 문제제기 이전에 제발 대학 교육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해주길 바란다. 단지 눈에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기업의 선진적, 혁신적, 창의적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대학에 인적, 물적, 문화적 자산을 투자해 주길 바란다. 

기업이 대학교육에 문제 제기를 했다면, 현실적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문제 제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방법은 기업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기업이 그토록 원한다는 "핵심 인력"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최정환, 

2010년 7월 29일, 

미국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Human Resource Development (인재개발)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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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Activity

[서경창간기획]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참조1] 최정환 (2009), 교감의 리더십, 해피스토리.
 
[참조2] 70-20-10 rule for people development. 
http://leadershipcenter.tistory.com/entry/The-70-20-10-Rule-in-Human-Resource-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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